타과 학생·기존 복귀자와 형평성 논란 지속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1년 5개월여 간 수업 참여를 거부해 온 의과대학 학생들이 올해 2학기에 복학할 수 있게 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문제 해결을 주문한 지 18일 만이다. 기존 복귀자·타과 학생들과의 형평성 문제 등 '특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25일 입장문을 내 "의대생 복귀 방안에 대한 의과대학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의 입장을 존중한다"며 "필요한 행·재정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총협은 이날 교육부에 의대 학장 협의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와 논의한 의대생 복귀 방안을 전달했다.
복귀 방안에 따르면 미복귀 의대생들이 2학기 수업을 들을 경우 학년별 졸업 시기는 △본과 4학년 2026년 8월 △본과 3학년 2027년 2월 또는 8월 △본과 2학년 2028년 2월 △본과 1학년 2029년 2월이다. 예과 1·2학년은 내년 3월 정상 진급한다. 미복귀 의대생들 중 본과 3학년 일부와 본과 4학년을 제외하고는 기존 복귀자와 같은 시기 졸업할 수 있게 한 것이다. 1년 단위인 의대 수업 특성 상 1학기 수업을 듣지 않으면 2학기 복학이 불가능하지만 수업 참여가 가능하도록 한 '특혜 조치'다. 2학기 복귀 의대생들은 방학 등을 활용해 1학기 미이수 학점은 이수해야 한다. 교육부는 "수학기간은 단축되는 게 맞지만 배우는 내용을 줄이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의총협은 정부에 △ 대학과 함께 학사운영 지침을 마련하고, 대학별로 학칙 등을 개정할 것 △ 8월 졸업 본과 3·4학년에 한해 의사 국가시험 추가 실시 △ 추가 강의 등 초과 비용과 의대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적극 지원을 요청했다. 정부는 이 요청을 모두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월부터 수업 참여를 거부해 온 의대생들에게 '조건 없는 휴학'을 승인하고, 2026년도 의대 정원을 증원 전 수준인 3058명으로 되돌린 데 이어 또 물러선 것이다. 정부 실책, 의대생의 선택에 따른 비용은 고스란히 국민 몫이 됐다.
김홍순 교육부 의대지원관(국장)은 '국민들은 사태 재발을 우려하는데 대책이 논의됐느냐'는 취재진 물음에 "의대생의 복귀와 교육을 우선으로, 또 어떤 상황이 있어 학교 밖으로 나가는 걸 염두에 두는 방지책은 논의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타 학과 학생들의 집단 행동에도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선례가 될 것'이란 지적에도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의대생 특혜에 대한 국민 여론도 차갑다. 국회전자청원에 올라 온 '의대생·전공의에 대한 복귀 특혜 부여 반대' 동의자 수는 오후 3시 기준 6만7088명이다. 해당 청원 동의자 수는 지난 22일 이미 5만 명을 넘어 23일 소관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에 회부됐다.

국시를 한 번 시행하는 데에는 2억 원의 국고보조금이 든다. 김 국장은 '국시 추가 시행도 특혜'라는 데 대해서도 "의대생 졸업 시기는 단순히 학생 졸업 문제가 아니라 국가 의료 인력 양성과도 관련이 있다"며 "특혜로 보일 수 있겠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의료 체계를 복원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추가 강의 등에 대한 재정 지원에 대해서'도 "의대교육은 준공공재적 성격이 있고 필수의료 분야 인력 양성은 국가 책무인데 교육 현장이 낙후돼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의대생이 필수의료 분야 의료인으로 성장해 국민 생명과 건강을 유지하는 부분도 있기에 학생 복귀에 대한 재정 지원이라기보단 전체적으로 의대 교육 질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2학기 복귀 의대생들이 기존 복귀자와 비교해 불이익이 없는 건 아니다. 지난해 학사유연화 조치로 휴학을 허용했던 때와 달리 올해 1학기에 냈던 등록금은 반환 받지 못한다. 사실상 유급되는 것은 아니지만 행정적으론 유급 처리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학칙 상 유급이 누적되면 제적될 수 있다. 계절학기 등 추가 수업 비용도 내야 하는 데다 학습 부담도 상당하다. 김 국장은 "이유가 무엇이건 학생들이 학교 밖에 있었고 의대교육을 정상화하지 못한 것은 교육부가 국민께 다시 사과드려야 할 일"이라며 "의대생들이 국민들께 봉사하는 의료인으로 자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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