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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해룡 측 "검찰, '마약 밀반입 3건' 자백에도 1건만 수사"
"마약조직원 자백 내용, 출입국기록과 일치"
"검찰, 사건 덮으려는 의도 의심 돼"


'인천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을 제기한 백해룡 전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경정)이
'인천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을 제기한 백해룡 전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경정)이 "말레이시아 마약조직원의 '총 세 차례에 걸쳐 공항을 통해 마약을 밀반입했다'는 자백에도 검찰은 1건만 기소하고 2건은 수사조차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백해룡 경정 법률대리인 이창민 변호사가 1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정문에서 '마약 수사 외압 사건 검찰 수사 무마 의혹 관련 증거 공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정인지 기자

[더팩트ㅣ정인지 기자] '인천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을 제기한 백해룡 전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경정)이 "말레이시아 마약조직원의 '총 세 차례에 걸쳐 공항을 통해 마약을 밀반입했다'는 자백에도 검찰은 1건만 기소하고 2건은 수사조차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백해룡 경정 법률대리인 이창민 변호사는 19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서울중앙지검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를 공개했다. 피의자 신문조서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마약조직원 A 씨는 지난 2023년 2월27일 김해공항에서 공범 2명과 함께 마약 약 4㎏를 몸에 숨기고 입국하다가 서울중앙지검 수사관들에게 적발됐다.

A 씨는 검거 직후 서울중앙지검 검사에게 '같은해 1월27일과 2월6일에도 마약을 신체 일부에 붙이는 방법으로 숨긴 채 인천공항과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했으며, 이를 국내 유통책에게 전달했다'고 자백했다고 한다. 이는 백 경정 수사팀이 말레이시아 마약조직원을 검거하기 7개월 전이다.

이 변호사는 "검찰은 이미 '말레이시아 마약운반책 우범여행자 동향보고서'를 갖고 있었으며, A 씨 자백은 출입국관리기록, 공범(부두목) 수첩에 적힌 날짜별 조직원 입국 내용과도 일치한다"며 "3건의 범죄는 개별 범죄로 재판에 넘겨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은 두 날짜 범행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인천공항 폐쇄회로(CC)TV와 출입국심사대 화상 사진 등을 확인하고, 이들이 어떻게 몸에 마약을 소지한 채 공항을 무사 통과할 수 있었는지 수사했어야 한다"며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A 씨를 직접 만나보니 '검거된 건을 제외하고 어떤 수사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국민권익위원회에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당시 사건 검사를 고발하는 내용의 제보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세관 마약밀수 연루 의혹 합동수사팀(합수팀)' 출범을 두고도 "이 사건을 덮으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검찰청은 지난 10일 서울동부지검에 검찰과 경찰, 국세청, 금융정보분석원(FIU) 등 20여명 규모의 합수팀을 꾸렸다. 합수팀은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에서 지휘한다.

백 경정은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 재직 당시 인천국제공항으로 필로폰을 대량 밀반입한 다국적 마약조직과 인천세관 공무원들의 유착 의혹을 수사하던 중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이던 조병노 경무관에게 수사 외압을 받았다고 지난 2023년 10월 폭로했다. /정인지 기자
백 경정은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 재직 당시 인천국제공항으로 필로폰을 대량 밀반입한 다국적 마약조직과 인천세관 공무원들의 유착 의혹을 수사하던 중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이던 조병노 경무관에게 수사 외압을 받았다고 지난 2023년 10월 폭로했다. /정인지 기자

앞서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2023년 말레이시아 마약조직이 제조한 필로폰 74㎏를 국내에 유통시킨 국제범죄조직을 검거했다. 백 경정은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 재직 당시 인천국제공항으로 필로폰을 대량 밀반입한 다국적 마약조직과 인천세관 공무원들의 유착 의혹을 수사하던 중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이던 조병노 경무관에게 수사 외압을 받았다고 지난 2023년 10월 폭로했다.

백 경정은 같은달 5일 수사 지휘 계통이 아닌 조 경무관에게서 '브리핑에서 세관 관련 내용이 언급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취지의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백 경정은 다음날 인천항공세관 통관국장과 감사과장 등이 영등포경찰서를 찾아와 "관세청장의 지시로 왔다"며 "브리핑에서 인천세관 이야기가 나오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조 경무관은 경찰 입직 전 지난 1995년부터 6년여간 관세청 근무 이력이 있다. 수사 외압 의혹으로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에 회부됐으나 '불문 처분'으로 징계를 받지 않았다. 이후 지난해 8월 전남경찰청 생활안전부장으로 발령받았다.

백 경정은 김 전 서장도 "용산에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언론 브리핑 연기를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서울경찰청 지휘부와 세관 직원들까지 수사팀을 찾아와 보도자료에서 세관 관련 내용을 전부 삭제할 것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서장은 지난해 2월 대통령실 자치행정비서관실로 발령받았다. 반면 백 경정은 지난해 7월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으로 좌천성 인사발령이 났다. 조지호 당시 서울경찰청장은 같은달 19일 백 경정에게 '공보 규칙 위반'으로 경고 조치를 내렸다. 백 경정은 이에 반발해 서울경찰청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했지만 기각됐다.

inj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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