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신념 아닌 경제적 이익 노리는 듯"

[더팩트ㅣ이윤경·정인지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극우 성향 지지자들이 헌법재판소(헌재) 결정에 승복하거나 불복하는 노선을 놓고 엇갈리고 있다. 조기 대선을 준비하자는 이들과 윤 전 대통령을 복귀시켜야 한다는 이들이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서로를 향한 비난의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9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극우 유튜버로 알려진 '노매드 크리틱' 운영자 윤석종 씨는 지난 5일 활동 중지를 선언했다. 윤 씨는 "정치적인 활동을 그만두려고 하고 있다"며 "(일부 극우 유튜버들이) 우파 스피커들을 향해 좌파라며 분열하고 갈라치는데 어떻게 뭉쳐서 제대로 대통령을 지키겠냐"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취급 받으면서까지 애국을 못 하겠다"면서 "국민 저항권을 통해 뭘 해야 된다고 얘기하는 것보다는 윤 전 대통령의 뜻을 이어 반국가 세력 척결 등을 할 수 있는 대통령을 만드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조기 대선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도 파면 다음날 승복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전날 SNS를 통해 "다가오는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개헌을 통해 헌재(헌법재판소)를 가루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헌재 판결에 불복하는 일부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승복은 못 하겠다. 증거도 증인도 오염됐다", "불법은 존중할 필요가 없다. 선생님 다시 생각해 보시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극우 유튜버로 꼽히는 '신의한수'는 전 씨가 조기 대선을 위해 후원금을 모집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자금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신의한수 유튜브 채널에는 "윤석열 대통령님 아니면 그 누구도 싫다", "불법을 행하면 좌파와 뭐가 다르냐", "오직 윤석열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댓글도 달렸다.
이들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옥중서신에서 언급한 '윤 어게인(YOON AGAIN)' 슬로건 하에 다시 모이고 있다. 헌재 판결에 불복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커지자 일부 극우 유튜버들은 자취를 감췄다.

거리 집회에서도 극우 지지자들의 분열 양상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파면 다음날인 지난 5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화면세점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다시 윤석열"을 외쳤다.
반면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세이브코리아는 같은날 예정됐던 집회를 취소했다. 세이브코리아는 대신 성명을 내고 "비록 대통령은 탄핵됐지만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국민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위기를 알리고 나라를 깨워온 것에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일원으로서 오늘 헌재의 결정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극우 세력의 분열을 두고 정치적 신념이 아니라 경제적 이익을 노리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설동훈 전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승복하는 게 지극히 당연하다. 헌재 판결이라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에 바탕에 둔 가장 권위 있는 해석이고 국회가 의결한 것을 헌재가 확인해준 것"이라며 "이걸 거부하는 것이 윤석열 표현으로 '반국가 세력'이다"고 말했다.
설 교수는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경우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라며 "돈을 벌기 위한 것으로, 전광훈과 같이 '헌재를 깨부수자'고 발언하는 사람들은 정치적 발언이 아니라고 해도 모든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한 것임을) 알지 않나"고 꼬집었다.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소위 '극우 유튜버'로 활동하는 사람들은 정치적 신념 때문에 활동한다기 보단 경제적 동기 등이 굉장히 컸을 것"이라며 "헌재 판결이 8대 0으로 난 이상 목소리를 내는 게 수익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선거 과정에서 자신들에게 도움이 되는 후보를 위해 움직이는 것이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으니 숨 고르기 중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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