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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선고 D-1] 역사에 기록될 재판관들…'캐스팅보트' 김복형·김형두·조한창
'17초 침묵'의 포커페이스 김복형
'한명숙 무죄' 민판연 출신 김형두
윤 측 부정선거 의혹 일축한 조한창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문형배, 정형식, 김형두, 정정미,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 이미선 재판관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문형배, 정형식, 김형두, 정정미,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 이미선 재판관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4일 윤석열 대통령의 운명을 결정할 헌법재판관 8인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법 역사에 남을 이들 중 문형배·이미선·정계선·정정미·정형식 재판관은 비교적 정치적 성향이 뚜렷하고 일관된 판결을 해왔다. 이 때문에 김복형·김형두·조한창 재판관이 열쇠를 쥐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들은 지난 국회 인사청문회나 취임사 등을 통해 자신의 소신과 철학을 밝혀왔다. 덧붙여 지금까지 판결을 살펴보면 오는 4일 선택을 가늠해볼 수 있다.

김복형 재판관은 조희대 대법원장 추천으로 임명된 보수 성향 법관으로 분류된다. 다만 자신의 성향을 드러내기를 극도로 꺼려왔다. 지난해 9월 인사청문회가 대표적 예다. 김 재판관은 김건희 여사 논란, 검사 탄핵, 대통령 재의요구권 등 민감한 현안 질문에 대부분 "이 자리서 말하기 적절하지 않다", "검토가 필요하다"는 등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이른바 '건국절' 답변은 대표적이었다. 이건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한민국은 1919년 수립됐는가, 1948년 수립됐는가'라고 묻자 17초간 입을 열지 않아 주목을 받았다. 겨우 나온 답변 역시 "임시정부는 1919년 건립됐고, 대한민국 제헌헌법은 1948년에 이뤄졌다"는 것이었다. 지난해 9월 취임사도 성향을 유추할 수 없는 짧고 교과서적인 내용으로 채워졌다.

다만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에서 기각 의견을 내면서 헌법재판관 3인 미임명을 놓고 위헌·위법조차 아니라고 밝히면서 다크호스로 등장했다. 기각 의견을 낸 다른 재판관들의 '위헌·위법하지만 파면할 만큼 중대하지는 않다'는 입장보다도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김복형 헌법재판관(왼쪽)과 김형두 헌법재판관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소심판정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첫 변론준비기일에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김복형 헌법재판관(왼쪽)과 김형두 헌법재판관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소심판정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첫 변론준비기일에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추천한 김형두 재판관은 일선 법관 시절 보수세력의 표적이 된 두개의 사건으로 이름을 알렸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지내던 2010년 4월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뇌물수수 혐의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이 판결로 한 전 총리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 수 있었지만 김 재판관은 보수세력에게 맹렬한 비판을 받았다. 이어 2012년 1월에는 후보 매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게 1심 벌금형을 선고해 석방했다. 이 때문에 보수단체 회원들은 김 재판관 자택에 몰려가 날계란을 던지는 등 시위를 벌였다. 당시는 판결에 불만이 있어도 법관에게 집단행동을 벌이는 경우는 드문 때라 서울중앙지법 판사들이 보수단체 시위를 우려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곽노현 판결 당시 김 재판관의 우배석은 이탄희 판사(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였다.

이같은 판결의 인상과 달리 김 재판관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도 몸담았던 보수적 엘리트 법관들의 '우리법연구회'라고 할 만한 민사판례연구회 출신이다. 법원행정처 차장 때는 민주당의 이른바 '검수완박법'을 조목조목 비판해 야당 지지자들에게 '친검'이라는 비난도 들었다. 재판관 취임 이후엔 대부분 보수적 결정을 내렸다.

◆조국도 존경한 알비 삭스 가슴에 새긴다는 조한창 재판관

국민의힘 추천으로 임명된 조한창 재판관 역시 보수 성향이라는 데 이론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 12월 인사청문회에서 발언은 뜻밖이었다. 조 재판관은 12.3비상계엄 사태를 놓고 "내란죄가 성립되지 않더라도 중대한 헌법위반 행위라면 탄핵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헌법상 계엄 선포 요건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보였다. 윤 대통령 측이 계엄 사유로 내세운 부정선거 의혹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대법원에 여러가지 소송이 있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며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조 재판관은 취임사에서 넬슨 만델라가 발탁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초대 헌법재판관인 알비 삭스를 거론했다. 그의 저서 '블루 드레스'에서 '국가가 시험대에 올랐을 때 판결을 통해 나라가 근본적으로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를 말하지 않는다면 판사로서의 소명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판결에 책임을 져야 하고 우리 자신의 목소리로 말하기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라는 대목을 마음 깊이 새기고 있다며 재판관으로서 각오를 밝혔다.

알비 삭스는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도 "나의 학문활동과 사회참여에 강한 영향을 미친 사람 중의 한 사람"이라며 존경하는 인물로 꼽는다. 백인인데도 남아공 백인 정권의 인종차별정책 '아파르트헤이트'에 반대 투쟁을 벌이다 정보요원에 테러를 당해 한 팔과 한쪽 눈을 잃기도 한 '민주 투사'였다.

[더팩트ㅣ남윤호 기자]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조한창·정계선 헌법재판관 취임식'에서 조한창 신임 헌법재판관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더팩트ㅣ남윤호 기자]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조한창·정계선 헌법재판관 취임식'에서 조한창 신임 헌법재판관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다만 조 재판관은 정치적 선호를 엿볼 만한 배경을 지니고 있다. 전두환 씨와 같은 하나회 출신으로 12.12 쿠데타에 가담한 정동호 전 민주자유당(옛 국민의힘) 의원이 장인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사법농단' 사건에 연루돼 법원장을 거치지 못하고 법복을 벗은 반면 윤석열 정부 출범 뒤엔 대법관 후보로 물망에 올랐다가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됐다. 2008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시절 광우병 사태 당시 위헌 논란이 거셌던 집시법상 금지된 야간옥외집회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다른 재판부들은 헌재 결정 때까지 판단을 미루던 상황이었다. 헌재는 이듬해 이 조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세 사람은 최근 재판관 사이 의견이 엇갈린 사건에서 똑같은 선택을 한 바 있다. 5대4로 갈린 '보복기소' 안동완 검사 탄핵사건에서 기각, 4대4로 갈렸던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 사건에서도 기각 입장에 섰다. 김형두 재판관은 김복형 재판관과 조 재판관이 임명되기 전인 2023년 찬양고무죄 등 국가보안법 헌법소원 사건에서 합헌 의견을 냈다. 당시 재판관들은 네가지 부분에서 합헌 6대 위헌 3 또는 4대5 등으로 나뉘었는데 김 재판관은 모두 합헌 쪽 손을 들어줬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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