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갑 의원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인재"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발생한 땅꺼짐(싱크홀) 사고로 두 명의 사상자가 나온 가운데, 공사 전 서울시 내에서도 "싱크홀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를 예견하고도 부실 공사와 시의 관리 감독 소홀이 '인재'를 부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28일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서울시에서 제출받은 도시철도 9호선 4단계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내 '의견 수렴 결과 및 반영여부' 항목에 따르면, 2019년 시 내부에서는 "계획노선은 풍화층이 깊은 심도로 발달하고 있으므로 지하수위 저하, 지반침하, 싱크홀, 동공 등의 발생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냈다. 의견 수렴 과정에는 환경영향평가법 제12조에 의거해 시를 비롯해 환경부, 강동구 등 5개 유관기관이 참여했다.
또 "지하수 흐름방향을 고려할 때 공사시 및 운영시 지하수 유출이 크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지하수 영향예측을 통해 상부에서의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시 환경정책과는 "지반안정성 검토를 실시해 안정성 확보 여부를 제시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또 "사업노선 개착 및 터널공사에 따른 공구별 지하수 영향조사 결과 및 지반안정성 확보 여부를 제시했으며, 차수 후 지하수위는 회복되는 것으로 검토된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땅 속이나 물의 흐름은 정확히 알지 못하고 예측만 가능한 부분"이라며 "최대한 안전하고 사고 없이 설계, 시공을 하려고 했다"라고 밝혔다.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는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주관으로 지난 2023년 시행됐다.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부터 고덕강일 1지구 일원까지 연결된다. 1개의 환승 정거장을 포함, 총 4개 정거장이 세워지며 2028년 완공 예정이다. 총 길이는 4.124㎞로, 1공구는 1.348㎞, 2공구는 1.290㎞, 3공구는 1.486㎞로 나뉜다. 사고가 난 1공구는 종점부인 중앙보훈병원부터 동남로까지다.
싱크홀 우려는 시 측에 여러차례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도시철도 9호선 4단계 연장사업 건설공사 지하 안전영향평가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 발생 지점인 1공구는 도시철도 9호선 4단계 연장사업 구간 중 유일하게 '요주의 범위'에 포함돼 있었다. 2021년 4월 한국터널환경학회에서는 '9호선 연장공사 등으로 지반침하가 우려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결국 부실 공사와 관리 소홀에 따른 인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시 측이 당시에 낸 의견은 전부 다 맞는 얘기"라며 "싱크홀 사고와 인명사고는 충분히 예방가능했지만, 결국 공사 관리 감독을 잘못해 생긴 사고임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후진국형 싱크홀 사고가 계속되는 건 변화무쌍한 땅속 자질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토목공사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용갑 의원은 "서울시가 지하수위 저하, 지반침하, 싱크홀, 동공 등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걸 알면서도 충분한 예방조치 없이 사업을 추진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사고가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인재였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철저한 사고 원인 분석과 감사를 통해 유사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4일 오후 6시29분께 서울 강동구 명일동 대명초등학교 인근 사거리에서 4개 차로에 걸친 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 박모(34) 씨가 매몰됐다가 약 17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차량을 운전하던 허모(48) 씨는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시는 국토교통부와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원인을 규명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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