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면이 감싸는 개운산 풍경 누려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도심 속 옛 채석장 절개지가 안전을 위협하던 노후 주거지에서 급경사 지형을 극복하고 안전한 생활환경을 누리는 친환경 주거단지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25일 ‘종암동 125-35 일대 재개발사업’의 신속통합기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개운산 자락에 위치한 종암동 125-35번지 일대는 과거 채석장이 운영되던 곳이다. 채석 작업으로 지반이 약해져 비가 많이 오는 계절엔 균열에 따른 피해 우려가 컸다.
이번 신속통합기획 확정에 따라, 대상지는 개운산을 삼면에 두르고 도시와 숲이 하나되는 쾌적한 주거단지(3만2740㎡ 22층 내외, 약 850세대 규모)로 거듭날 전망이다.
신속통합기획의 세 가지 원칙은 △단지 어디서나 개운산을 누리는 경관 조망 계획 △지형을 극복·활용한 특화배치 계획 △주변 지역 여건을 고려한 통합적 기반시설 및 주민편의시설 계획 등이다.
개운산이 대상지 삼면을 감싸는 입지 특성을 고려해, 능선과 어우러지는 스카이라인을 만들고 단지 중심에 두 개의 통경 구간을 십자형으로 교차해 단지 어디에서나 경관을 향유할 수 있도록 했다.
개운산과 인근 공동주택의 높이를 고려해 최고 127m 범위 내에서, 지형이 낮은 종암로19길변은 22층, 개운산에 가까울수록 10층 내외로 낮아지는 스카이라인을 형성한다.
개운산으로 둘러싸인 녹지축을 연결하는 십자형 통경구간과 단지 내 외부공간 곳곳에 정원과 클러스터 광장, 스텝가든(단지 내 단차를 이용한 계단형 정원)을 배치해 개운산의 녹지를 단지로 끌어들여 도시와 숲이 하나되도록 계획했다.
고저차가 약 35m에 이르는 급경사의 구릉지형을 활용해 테라스하우스 특화 주동을 두는 한편, 종암로19길에서 단지를 지나 개운산 둘레길로 연결되는 경사형·수직형 엘리베이터를 적절히 배치해 무장애 보행환경을 조성했다.
지형의 단차를 따라 서고동저로 배치된 테라스하우스는 채광 방향을 조정해 동향이 아닌 남동향 세대가 될 수 있도록 특화설계를 도입했다.
특히 공사비 절감을 위해 굴토량을 최소화하는 지형 순응형 대지조성계획을 수립하고, ‘서울시 재개발 지원방안’을 적용해 사업의 실현 가능성을 높였다.
채석장이었던 지역은 암반이 많고, 급경사 지형으로 건축 공사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이에 굴토량을 최소화하도록 지하 주차장을 계획하고, 경계부는 옹벽 대신 다양한 주민시설을 계획했다.
또한 서울시 재개발 지원방안을 적용받아, 소형주택 확보에 따른 기준용적률 상향과 사업성 보정계수 2.0을 적용해 40%의 추가 용적률 인센티브를 적용함으로써 공사비 부담을 덜고 사업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이에 더해 인접한 종암동 125-1 가로주택정비사업구역과 연계해 종암로19다길을 보차가 분리된 안전한 도로로 확보하고, 마을버스 회차공간을 마련했다. 개운산 입구에는 둘레길 이용자를 위한 쉼터, 종암로19길변에는 주민편의시설을 배치해 안전과 편의를 두루 갖춘 단지를 실현했다.
대중교통 수단은 마을버스가 유일한 여건을 고려해 지역 환경을 정비하고, 부족한 생활서비스 시설은 개방형 주민공동시설을 계획해 지역 주민의 다양한 수요를 반영했다.
이로써 종암동 125-35 일대를 포함해 신속통합기획 대상지 148개소 중 89개소의 기획이 완료됐다. 내년에 신림1구역과 여의도한양아파트는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앞두고 있다. 시는 이를 통해 주거 환경 개선과 안정적인 주택 공급이 순항 중임을 강조했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자연재해와 도시 위험 요소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안전한 주거 환경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종암동 125-35 일대 신속통합기획이 어려운 사업 여건 속에서도, 환경 보호와 주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실현가능한 개발계획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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