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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노상원 수첩에 NLL 北 공격 유도"…체포 명단에 종교인·판사도

  • 사회 | 2024-12-23 13:21

계엄 이후 노상원 중심 별도 '수사 2단' 편성 논의도
"윤석열 25일 출석요구 응하면 공수처와 합동조사"


햄버거집에서 계엄을 사전 모의한 혐의로 구속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수첩에 '북방한계선(NLL) 북 공격 유도' 문구가 적시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엄 이후 체포 명단에는 정치인뿐만 아니라 언론인과 종교인, 판사까지 포함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계엄 전모가 속속 드러나면서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국방부 조사본부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혐의에 이어 외환 혐의 수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뉴시스
햄버거집에서 계엄을 사전 모의한 혐의로 구속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수첩에 '북방한계선(NLL) 북 공격 유도' 문구가 적시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엄 이후 체포 명단에는 정치인뿐만 아니라 언론인과 종교인, 판사까지 포함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계엄 전모가 속속 드러나면서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국방부 조사본부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혐의에 이어 외환 혐의 수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김영봉 기자] 햄버거집에서 계엄을 사전 모의한 혐의로 구속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수첩에 '북방한계선(NLL) 북 공격 유도' 문구가 적시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엄 이후 체포 명단에는 정치인뿐만 아니라 언론인과 종교인, 판사까지 포함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 드러나는 계엄 전모…윤석열 외환 혐의 수사 확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23일 노 전 사령관의 수첩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첩은 손바닥 정도 크기로 60~70페이지 분량이다. 특수단은 수첩에 북한의 공격을 도발한다는 의미의 'NLL 북 공격 유도'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특수단은 내란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의 외환 혐의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북한의 쓰레기 풍선 살포 원점 타격, 우리 무인기의 평양 상공 투입 등을 지시했다는 보도를 근거로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을 외환 혐의로도 고발했다.

수첩에는 '국회 봉쇄'란 표현과 함께 정치인, 언론인, 종교인, 노조, 판사, 공무원 등을 '수거 대상'으로 지칭한 것으로 밝혀졌다. 판사 등 일부는 실명이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단은 "수용 및 처리 방법이라고 돼 있어 수거는 체포의 의미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햄버거집 회동'에 참석한 전·현직 군 핵심 인사들은 계엄 이후 노 전 사령관을 중심으로 60명 규모의 '수사2단' 구성도 논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2단은 합동수사본부와 별개의 조직으로 1차 명령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서버 확보 임무를 받았다. 참석자들은 실제 수사2단 군 인사발령 공문까지 작성했다.

특수단은 "김 전 장관의 통화내역을 압수수색해 분석하던 중 계엄 전후 여러 차례 연락한 노 전 사령관을 사건 중심인물로 특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햄버거집 회동은 노 전 사령관을 중심으로 별도의 수사2단을 만드는 모임이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정상적인 합동수사본부를 꾸려야 하는데 별개로 직접 운용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꾸린 것으로, 참석자들이 수사2단이라고 명칭을 붙였다"고 덧붙였다.

다만 수첩에 노 전 사령관이 윤 대통령과 통화한 내역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고령 작성 내용도 발견되지 않았다. 특수단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통화한 내역은) 분석 중인데, 명확한 답은 아니지만 현재까지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특수단은 현재까지 내란과 직권남용 등 혐의로 전·현직 군인 15명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예비역은 노 전 사령관과 햄버거집 2차 회동에 참석한 정보사령부 출신 김모 전 육군 대령 등 2명이다. 이들 15명 중 일부는 수사2단 60명에 포함돼 있다.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담장에 '국회의장이 비상계엄 해제를 위해 담 넘어간 곳'이라고 적힌 문구가 붙어 있다. /국회=박헌우 기자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담장에 '국회의장이 비상계엄 해제를 위해 담 넘어간 곳'이라고 적힌 문구가 붙어 있다. /국회=박헌우 기자

◆ 윤석열 비화폰·김용현 조사는 난항…"尹 신병 확보 검토 중"

특수단은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전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비화폰'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수단은 "현재 압수수색영장 집행을 못해서 관련 기록 보전 요청 공문을 대통령경호처와 대통령비서실에 발송했다"며 "삭제하면 안되는 기록이라 고 강조해서 보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장관 수사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특수단은 공수처를 통해 김 전 장관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검찰이 구속해 구치소에 있는 김 전 장관 조사 협조도 요청했지만 검찰은 거부했다. 특수단은 김 전 장관 체포영장 청구 등을 위해 검찰에 다시 한번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에 검찰은 "지난 21일 공수처에 김용현을 조사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었고, 23일 오후에도 경찰이 김용현을 조사하도록 협조해줬다"는 입장이다.

내란 공범 혐의로 고발된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조사도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특수단은 현재 2차 출석요구까지 한 상태다.

특수단은 오는 25일 윤 대통령이 공수처 출석요구에 응할 경우 합동조사를 할 계획이다. 앞서 공조본은 윤 대통령에게 25일 오전 10시 공수처로 나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으라고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특수단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출석요구에 불응할 경우를 묻는 질문에 "그때 가서 말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체포영장이나 구속영장 신청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느냐'는 질문에는 "공수처와 계속 협의하고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ky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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