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충동 범죄로 보기 어려워"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이른바 '서울대 N번방' 사건의 주범인 40대 박모 씨가 항소심에서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박 씨의 변호인은 20일 서울고법 형사8부(김재호 김경애 서전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피해자 한 명과 합의를 했고 박 씨의 심신미약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이어 "1심에서 정신 감정서를 제출했으나 박 씨가 앓고 있는 정신 질환이 양형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해당 범행 특성상 충동적인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며 "일반적인 범행에 비춰 적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감정이 필요한 이유에 대한 추가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박 씨는 초록색 수의 차림으로 재판에 출석해 공판이 진행되는 내내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었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 기일을 내달 8일로 지정하고 추가 자료를 바탕으로 박 씨에 대한 정신감정이 필요한지 결정하기로 했다.
이날 재판에 참석한 피해자 측 변호인은 "사회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사건인 만큼 이를 감안해 판결해달라"고 엄벌을 촉구했다.
박 씨는 지난 2021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동문 여성들의 사진 등을 이용해 허위영상물을 제작·유표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가 제작한 함성음란물은 2000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불법촬영물을 소지하거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 1000개가 넘는 성착취물을 소지한 혐의 등도 받는다.
박 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공범 30대 남성 강 모 씨는 박 씨가 허위영상물을 합성·가공하도록 요구하면 이에 따라 영상물을 제작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허위영상물 편집 등)를 받는다.
1심 재판부는 박 씨에게 징역 10년을, 강 씨에게는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또 두 사람에게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80시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 5년, 신상정보 공개 고지 5년도 각각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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