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공중화장실, 약자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
유니버설디자인센터 설립, 동행 가치 공유 확산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서울시가 유니버설디자인 선도 도입으로 편리한 도시 공간 마련에 앞장서고 있다. 유니버설디자인을 통해 급속한 고령화, 외국인 주민 증가 등 사회 변화에 대응하고, 약자 존중 가치를 정책에 반영한다. 유니버설디자인은 성별, 연령, 국적과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모든 시민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생활 환경을 만드는 디자인을 뜻한다.
대표적 사례로 색각이상자 등이 안내 사인을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사인 크기, 색상, 서체를 개선하는 것을 들 수 있다. 휠체어 이용자 등 이동 약자가 원활히 통행할 수 있도록 보도 폭을 확보하고, 건물 출입구에 경사로를 설치해 단차를 없애는 것도 유니버설 디자인의 한 예다.
서울시는 최근 10년간 포용적 공공공간 재구성을 위해 유니버설디자인 확대에 크게 힘써 왔다. 지난 2015년 공공공간 10개소, 공공건축물 3개소에 유니버설디자인 적용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이후로도 매해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이 필요한 신규 공공공간 유형을 발굴, 공모로 선정된 대상지 1~2개소에 디자인을 구현해 현장 중심의 우수모델을 제시했다. 보행로, 주거지역 등 생활 중심 공간은 물론, 한강의 수변 여가공간, 도심 속 산책길과 같은 문화·여가공간까지 매해 개발 유형을 확대하고 있다.
나아가 서울시는 지난 2016년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 도시조성 기본 조례’(유니버설디자인 조례)를 제정했다. 유니버설디자인 심의 대상 설정과 가이드라인 수립을 규정해 유니버설디자인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또한 서울시는 ‘유니버설디자인 통합 적용지침’을 마련해 유니버설디자인 확산 기반을 구축했다.
◆2020년 유니버설디자인센터 설립으로 가치 공유 확산
서울시는 2020년 유니버설디자인의 본격 확산을 위해 '서울디자인재단(유니버설디자인센터)’를 설립했다. 유니버설디자인센터는 컨설팅을 비롯한 교육, 홍보 역할을 도맡으며, 유니버설디자인의 가치 공유와 확산에 크게 기여했다. 올해는 서울시 실국, 자치구, 산하기관 등에 접수된 △공개공지 △공공공간 △공공시설물 △교량 △보차로 △보행로 △지하공공보도 △공중화장실 등 8가지 유형의 도시공간 개선사업 38건에 대한 컨설팅 업무를 진행했다. 공공디자인 사업 초기 단계부터 도입되면서, 유니버설디자인 적용률을 향상시키고 시민들의 이용 만족도를 높이는 결과를 이끌어 냈다. 서울시는 유니버설디자인 컨설팅 백서 발간 및 배포를 통해 도시⋅공간개선사업의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유니버설디자인센터는 유니버설디자인의 인식 확산을 위한 교육, 홍보를 위해 초등교원 및 학생 교육, 일반인 대상 세미나, 국내외 유니버설디자인 최신 정보와 트렌드를 소개하는 웹진을 기획·운영하고 있다. 서울시 초등교원 대상 자율연수 운영 및 초등 교과 연계 교육을 위한 ‘UD 교육 꾸러미’ 교구를 기획·개발해 초등학교 무료 대여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총 40개 학교에서 5211명이 참여했다. 총 5회 운영한 유니버설디자인 세미나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으로 확대됐다.
더 나아가 전시, 영화, 문화, 디자인 등 콘텐츠의 다양성과 포용성, 접근성까지 주제를 확장함으로써 시민들의 인식개선 기회를 제공했다. 온라인 웹진(UDandME)은 세대 간 소통과 공감, UD 인식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33건의 다양한 국내외 정보와 트렌드를 소개하는 콘텐츠도 기획·발행했다. 누구나 쉽게 유니버설디자인을 이해할 수 있는 웹툰 형식의 ‘UD툰’, 국내외 유니버설디자인에 대한 사례가 궁금하다면 웹진 방문을 통해 생생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시설별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라인' 발간...공공 디자인 방향 제시
아울러 서울시는 시설별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라인’ 발간·제공에도 힘쓰고 있다. 유니버설디자인 개념을 정립하고 공공시설 디자인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복지시설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라인 24종을 개발하고 다양한 유형의 복지시설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는 4년에 걸쳐 가이드라인 고도화 작업을 완료해 관련법규 등을 현행화했다. 2021년 유니버설디자인 심의절차를 규정한 유니버설디자인 조례 개정에 발맞춰 기존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지침’의 주요 사항을 현행화하고 웹서비스로 제공 중이다.
해당 적용지침은 유니버설디자인의 보편적 확산을 목표로 보도, 공공건축물, 공원 시설을 계획할 때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디자인 기준을 제시한다. PC뿐 아니라 모바일 기기에서도 접근 가능하도록 최적화됐다. 텍스트 기반으로 제작돼 인터넷 환경에서 전 세계 언어로 자동 번역이 가능하다. 해당 언어로 읽어주기(음성 안내) 기능을 활용할 수 있어 외국인, 시각장애인 등 정보 취약계층의 활용성도 확보했다. 이에 ‘2022년 대한민국공공디자인대상’ 사업 부문에서 최우수상, ‘2022 IAUD 국제 디자인어워드(IAUD International Design Award 2022)’ 커뮤니케이션 부문에서 금상(Gold Award)을 수상했다.
서울시는 통합 적용지침 발간 이후 개별 시설유형에 특화된 세부 가이드라인도 제작·배포했다. 2023년 범죄예방 관점을 접목한 ‘모두를 위한 공중화장실 적용지침’을 발간했으며, 이듬해에는 버스정류소 디자인 지침을 담은 ‘교통시설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라인’을 개발했다. 향후 시설별 가이드라인을 신규 개발해 ‘유니버설디자인 컨설팅’과 연계하는 등 유니버설디자인 적용 범위를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올해 제2차 유니버설디자인 기본계획(2024~2028)을 수립, 향후 5년 유니버설디자인 정책 기본방향을 설정해 구체적인 추진과제를 발굴했다. 우수모델 조성과 함께 동일 유형의 공공공간에 적용 가능한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북을 발간·배포해 자치구 및 관련 기관에서 동일 유형의 공공공간을 설계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 각 가이드북에는 공공공간 유형별로 디자인 원칙, 공간 구성 원리, 세부 기준 등이 수록됐다.
◆수색역 지하보도, 산 산책길에도...유니버설디자인으로 쾌적한 보행 환경
서울시는 유니버설디자인 확대로 공공공간 재구성을 도모해 쾌적한 환경 조성에 집중했다. 은평구 수색역 지하보도 일대에 노후된 굴다리의 구조적 한계를 유니버설디자인을 통해 개선했다. 가파른 경사로를 완화하고 안전펜스, 계단, 경사로를 설치해 이동약자와 보행자의 접근성을 강화했으며, 캐노피로 공간의 인지성을 높이고 접근성을 제공했다.
또한 포켓녹지, 휴게공간도 추가로 조성했다. 외관 정비와 경관 조명을 통해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하고 야간 안전을 확보했으며, 내부에는 미관 개선과 동선 분리, 비상벨 등 보행 안전시설을 설치했다. 서울시는 이를 기반으로 ‘굴다리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북’을 개발해 안전하고 차별 없는 보행 환경 조성을 위한 선도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전국적으로 배포할 예정이다.
120년 전통의 광장시장 공중화장실 역시 유니버설디자인으로 탈바꿈 했다. 세계관광코스로 선정된 광장시장은 공중화장실의 노후화로 시민들이 큰 불편함을 겪어왔다. 이에 서울시는 1층 장애인 화장실을 ‘다목적 화장실’로 개선해, 휠체어 이용자, 시각장애인, 저시력자, 영유아 동반자 등 다양한 시민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광장시장 공중화장실에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지침을 적용해 ‘모두를 위한 공중화장실’ 조성에 기여한 것이다.
◆'약자동행' 도시디자인 접목해 유니버설디자인 확대
서울시는 산 산책길에도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했다. 근린공원형 ‘근린산’을 유니버설디자인 개념으로 개선해 동대문구 천장산 산책길에 색약자, 고령자, 외국인 등 모든 시민이 편의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저시각자를 위한 음성유도기, 촉지도, 거리인지사인 등 시청각적 요소와 계단 안전띠, 핸드레일 등 물리적 편의시설을 설치하고, 전망권을 보장해 장애물 없는 보행로를 제공했다. 나아가 등산 인구 증가에 맞춰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한 서울산 가이드북을 전국 최초로 개발해 보급할 예정으로,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한 공공공간 조성을 목표로 한다.
나아가 점자수전, 장애인용 등받이가 있는 변기, 세면대 안전손잡이, 감지식 세척밸브 등 편의시설을 설치했다. 기저귀교환대 및 유아용 의자는 다목적 화장실 내부에 설치해 가족배려화장실로 조성했다. 또한, 1층 전체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천장에는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거울 및 CCTV를 추가 설치해 안전 확보에도 힘썼다.
각 화장실 내에는 ‘안심비상벨’을 설치해 위급한 상황일 경우 112 상황실로 연락될 수 있도록 양방향 시스템을 적용했다. 혼잡한 시장 내부에서 화장실을 찾기 어렵다는 시민 의견을 반영해, 출입구 외부를 전면 조명화해 시인성을 개선하고 입구 점자표시, 4개 국어 안내, 픽토그램 등 다양한 방식으로 안내를 제공했다.
서울시는 시정 핵심 기조인 ‘약자 동행’ 철학을 도시 디자인에 접목해 시정 전반에 유니버설디자인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시민들의 공공시설 이용에 안전과 편의를 제공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다양한 세대와 약자를 포용하는 디자인을 통해 활력 있는 도시환경을 만들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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