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연이은 시국선언…"하루도 못 맡겨"
오는 7일 종로서 대규모 대학생 시국대회
[더팩트ㅣ조채원·조성은·이윤경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대학가에 확산하고 있다. 대학생들은 주말인 오는 7일 서울 도심에서 '대학생 시국대회'를열고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할 계획이다.
건국대학교 학생들은 5일 낮 12시 서울 광진구 서울캠퍼스에서 100여명의 학생들이 연명한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건국대 학생들은 "윤석열은 듣기 싫은 국민의 목소리는 틀어막고 사익만을 위해 거부권을 남용하고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며 "윤석열에게 하루라도 맡길 수 없다. 단 하루라도 빨리 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화여대 학생들도 총학생회 주최로 교내서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국민과 언론의 자유를 빼앗는 자, 헌법을 위반한 자,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자가 바로 반국가 세력"이라며 "국민이 준 권력으로 민주주의와 해방의 역사를 지우고자 한 윤 대통령은 반드시 국민의 손으로 심판받아야 한다"고 했다.
서울여대 학생들은 교내 학생누리관과 잔디광장 '만주벌판' 건물 근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명령에 책임지고 퇴진하라"고 요구했다. 서울여대 시국선언문에는 학생 328명이 연명했다.
이들은 "계엄령을 선포한 순간, 윤석열은 대통령의 자격을 잃었다. 그날 밤 우리는 서울 상공 헬기와 국민에게 총을 겨누며 국회에 진입하는 계엄군을 목격했다"며 "윤석열은 자신의 과오들을 덮고 국민의 입을 막기 위해 계엄을 선택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홍익대 학생들도 같은 시간 학교 정문 앞에서 윤 정권 퇴진을 외쳤다. 홍익대 재학생 168명이 연명한 시국선언엔 윤 대통령을 '국민의 입을 틀어막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반민주·반민생·반역사 대통령'으로 규정했다. 이들은 "각종 참사의 책임자 처벌을 방해하고, 비상계엄으로 국민과 국회를 적으로 돌린 윤석열 퇴진을 대학생의 힘으로 이뤄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심사를 진행 중인 숙명여대에서도 학생 시국선언이 이어졌다. 숙명여대 시국선언 연서명엔 2626명이 동참한 것으로 집계됐다.
학생들은 추운 날씨에 빨개진 손으로 '윤석열 당선 이후 제가 사랑했던 것들이 서서히 사라져가는 기분이다',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는 사람이 나라를 대표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표절을 표절이라 말하지 못하는 학교가 부끄럽다'는 등 문구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국민의 뜻에 따라야 할 대통령이 권력을 사유화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훼손하고 저항하는 국민들의 입을 틀어막고 있다"며 "이에 분노해 촛불을 든 국민들에게 이틀 전 윤석열 대통령은 기습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총을 겨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우리 대학의 양심과 연구윤리를 짓밟고 가장 부끄러운 치부가 돼버린 논문 표절 문제부터 김 여사의 주가 조작, 뇌물수수, 공천개입 등 대통령 일가의 온갖 부정부패가 드러났다"며 "우리에게는 세상을 바꾸는 힘과 숙명이 있다. 모든 권력은 국민 으로부터 나온다는 숭고한 원칙을 보전하기 위해 윤석열 퇴진을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전체학생총회를 개최하고 성명문을 작성, 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할 예정이다. 연세대와 고려대, 서강대 총학생회는 전날 오후 긴급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 뒤 윤 대통령을 규탄하는 입장문을 각각 발표했다.
오는 6일엔 이화여대 총학생회 차원이 아닌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개최하는 '윤석열 퇴진 시국선언'이 진행된다. 한양대도 '반국가 대통령 윤석열은 즉시 퇴진하라'는 내용의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오는 7일엔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 '윤석열 퇴진 대학생 시국대회'가 열린다. 고려대와 건국대, 경희대, 동국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한국외대, 한양대, 홍익대 등 서울 주요 대학과 부산대, 인천대, 경북대, 경기대, 제주대 등 전국 20여곳 대학생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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