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선-명태균 '필요적 공범' 관계
김건희 금액 변제 관련 '채무이행각서' 공개
"돈 관련 문제…정치자금법 관련 주요 증거"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명태균과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을 3일께 기소할 전망이다. 명 씨와 김건희 여사의 금전 관계가 있었다는 정황도 나오면서 수사의 칼끝이 어디를 향할지 주목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구속된 김 전 의원의 구속기간이 이날 만료된다.
함께 구속된 명 씨는 오는 5일 구속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다. 애초 명 씨의 구속기간은 3일까지였지만 구속적부심을 신청하면서 이틀이 늘어났다. 구속적부심을 청구면 법원이 서류와 증거물 등을 접수한 시점부터 검찰청에 반환할 때까지의 기간은 구속기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검찰은 명 씨와 김 전 의원을 '필요적 공범 관계'로 함께 재판에 넘길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필요적 공범이란 범죄 구성요건 자체가 2인 이상일 때 이뤄지는 공범 형태를 말한다.
이들에게 적용될 혐의는 우선 정치자금법 위반이다. 공천의 대가로 김 전 의원이 명 씨에게 정치자금을 줬다는 내용이 뼈대다. 검찰은 이들을 구속할 당시 구속영장 청구서에 김 전 의원이 자신의 회계 책임자 강혜경 씨를 통해 명 씨에게 16회에 걸쳐 세비 일부 7620만원을 전달했다고 적시한 바 있다.
구속기간 만료를 앞두고 검찰은 자료 확보에 주력했다. 지난달 28~29일 검찰은 이틀간 서울 여의도에 있는 국민의힘 당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2022년 재·보궐 선거 당시 자료를 요청했으나 국민의힘은 보관하지 않는 자료를 제외하고 검찰이 요청한 자료 중 일부만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당사를 압수수색한 날 검찰은 경남도청, 창원시청 압수수색을 벌였다. 명 씨가 창원국가산단 선정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검찰은 창원 제2국가산단 후보지 선정과 관련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만 기소될 가능성이 높지만, 정치권과 윤 대통령 부부에 관한 자료들이 나오면서 수사 확대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수사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향할지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일 명 씨가 실소유주인 것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의 채무이행각서를 공개했다. 문서에는 '미래한국(연구소)에서는 당시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부인인 김건희에게 돈을 받을 게 있으며, 대선 중이라서 받는 게 어려우니 대선 이후 김건희에게 돈을 받아 미수금을 모두 변제하겠다고 약속하며 해당 금액 육천이백십오만원을 보내달라고 요청함'이라는 내용이 적시됐다.
미래한국연구소가 여론조사업체인 피플네트원스리스치(PNR)에 2022년 12월31일까지 미수금 6160만원을 변제해야 하는데 안 될 경우 김 여사에게 받아야 한다는 내용으로 윤 대통령 부부를 향한 수사의 결정적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수사가 바로 윤 대통령 부부를 향할 수는 없어도 검찰이 문서의 진정성은 확인해야 할 것"이라며 "녹취와 달리 처분 문서는 당사자들과의 이해관계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돈과 관련된 문서이기 때문에 정치자금법 위반이라는 혐의를 따지는 데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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