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집회는 1만명, 지지자들 집회는 2000명 운집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무죄가 선고된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일대가 또다시 '둘'로 갈라졌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만세를 불렀고 반대 세력은 재판부를 향해 욕설과 고성을 내뱉었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이날 오전 11시께부터 서울중앙지법 서문 앞과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 운집했다. 이들은 '근조(謹弔) 사법부'라고 적힌 흰색 현수막이 달린 트럭 앞에서 이 대표 무죄를 촉구했다. 서초역 7번 출구에서 서울중앙지검 서문까지 이어지는 대로변 일대에는 '우리가 이재명이다' 등이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오후 2시35분께 이 대표에게 무죄가 선고되자 이 대표 지지자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이들은 "이겼다", "이재명은 무죄다"를 외치며 만세를 불렀다. 일부는 서로 껴안고 눈물을 흘렸으며, 일부는 '질풍가도' 노래에 맞춰 "윤석열 탄핵" 구호를 외쳤다.
오후 2시42분께 이 대표가 법원을 나오자 "이재명"을 연호하는 환호성은 더욱 커졌다. 이 대표는 "진실과 정의를 되찾아준 재판부에 감사한다"며 "(재판) 과정이 참으로 어렵고 길긴 했지만 창해일속이었다. 국민이 겪는 어려움과 고통에 비하면 제가 겪는 어려움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은 '이재명 무죄'라고 적힌 손팻말과 파란색 풍선을 흔들며 "이겼다"고 소리쳤다. 김의순(72) 씨는 "선의가 승리한 날"이라며 "검찰에서 기소를 해 너무 우울하고 밤잠을 못 잘 정도로 나라 걱정을 했는데 무죄가 나와 속이 다 후련하다"고 했다.
파란색 목도리를 하고 집회에 참석한 백순환(65) 씨도 "포기하고 있었는데 무죄가 나오니까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다"며 "너무 기분이 좋다. 집회에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보수단체에서는 욕설과 고성이 터져 나왔다. 이 대표의 무죄 판결 소식이 전해지자 서초구 정곡빌딩 남관 앞에 모여있던 신자유연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당황하며 잠시 침묵했다.
'이재명을 감방으로'라고 적힌 파란색 플랜카드가 달린 트럭 위 사회자는 "북소리, 노래소리를 잠시 멈춰달라"고 말한 뒤 "미쳤다"고 욕설을 내뱉었다. 그는 "이게 위증교사가 아니면 뭐가 위증교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원들도 일제히 실망감을 드러냈다. 서울 성북구에서 왔다는 60대 여성 박모 씨는 "불공정 재판"이라며 "사법부가 썩었다. 판사가 정신이 없다. 전화로 위증하라고 했는데 무죄가 말이 되냐"고 규탄했다.
50대 여성 김모 씨도 "김진성이 위증 혐의를 자백했는데 교사한 사람이 무죄라는 게 말이 되냐"며 "재판부가 개판이다. 나라가 정상이 아니다. 이 나라에서 자식들과 손자들이 살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시위대 곳곳에서는 "어이가 없다", "판사가 멍청한 것 아니냐"는 말과 함께 욕설이 터져 나왔다.
이날 이 대표 지지자들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2000명, 보수단체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만명이 모였다. 경찰은 법원과 검찰청사 인근에 47개 중대 2500여명의 경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집회 참석자들 사이 욕설과 고성이 오갔으나 경찰이 설치한 바리게이트 때문에 다행히 폭력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의 1심 선고기일을 열고 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방송에서 지난 2002년 벌금형이 확정된 이른바 '검사 사칭 사건'에서 누명을 썼다고 발언했다가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 대표가 당시 재판 과정에서 고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 김진성 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 위증을 요구했다며 기소했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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