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승무 추진 무엇이 문제인가' 국회 토론회
"연구용역 단계…승객 안전 담보 안 되면 재검토"
[더팩트 | 김해인 기자] "경영효율 없고, 비용 절감 없습니다. 2호선 1인 승무는 (직원) 270여명을 다른 데 재배치하고, 공석은 신규채용하지 않겠다는 단순한 '구조조정'만 있는 것뿐입니다."
송상민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승무본부장은 2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장에서 열린 '서울 지하철 2호선 1인 승무 추진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로서 1인 승무 추진은 노동자의 건강권과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구조조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서울교통공사노조가 내달 6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2200여명의 대규모 구조조정의 하나로 추진되는 2호선 1인 승무 추진의 문제점을 짚기 위해 마련됐다. 현재 서울 지하철은 1~4호선(10량)은 2인 승무, 5~9호선(6~8량)은 1인 승무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송 본부장은 "공사는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철도안전법을 제정하는 등 사회 안전 시스템을 개선했지만, 서울 지하철은 1974년 만들어지다 보니 한계가 있다"며 "곡선 승강장도 상당히 많고, 2호선은 순환선이고 주요 지역을 돌다 보니 혼잡도가 매우 높다"고 짚었다.
이어 승강장 안전문 등 안전설비도 급하게 만들어져 미비점이 많다며 "서울시와 공사가 기술적인 한계를 지닌 안전설비들과 엄청난 승객 수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안전사고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전혀 체감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주식 서울교통공사 지하철 2호선 신정승무사업소 차장은 "2호선은 개통 당시 2인 승무로, 수동운전으로 개통됐다. 이후 자동운전 시스템을 도입했다"며 "(그러다 보니) 정차 위치가 잘 맞지 않아서 기관사들이 수동운전을 해야되는 상황이 굉장히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많은 인원이 (2호선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승무원들은 승객들이 탑승하거나 내릴 때 많은 부담감을 안고 있다"며 "2명이 하던 일을 1명이 하게 되면 당연히 과부하가 걸리고 시민 안전도 담보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인임 이음정책연구소 이사장은 "1~4호선은 10량 체계다. 200m가 넘는 플랫폼으로 쏟아져 내리는 사람과 타려고 아우성치는 사람의 규모가 상상을 초월한다"며 "이 엄청난 수송량으로는 1인 승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안전영향평가'와 '지하철 시민안전위원회'를 도입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1인 승무와 같이 효율성 논리로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도록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혜진 생명안전 시민넷 상임대표는 "지금도 지하철 1인 승무를 하려면 철도안전관리체계 승인을 거쳐야 하지만, 기술적 전문가들의 심의만으로 안전을 담보하기는 어렵다"며 "안전영향평가 제도를 통해 국가나 공공기관이 정책을 시행할 때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다차원적으로 평가해 대응방안을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노사민정이 함께하는 서울 지하철 안전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며 "지하철 안전 정책 결정에 중요한 당사자들인 시민과 노조의 참여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교통공사는 1인 승무제 도입에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이달 12일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2호선의 경우 열차자동 운전장치(ATO) 시스템이 도입돼 1인 승무가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현재는 연구용역 단계일 뿐 도입 계획은 없다"며 "승객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1인 승무제 도입은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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