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유죄까지 법정 안팎 신경전 치열
검찰 "증거·법리 따라 수사…항소 검토"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았다. 이 대표 관련 재판 4개 중 첫 선고에서 유죄를 이끌어낸 검찰에 당분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이 시작된 지 2년2개월 만의 결론이다.
재판부는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관련 혐의는 일부 유죄, 백현동 관련 혐의는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첫 재판부터 '유죄'…2년2개월의 성적표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은 지난 2021년 국민의힘의 고발에서 시작됐다. 당시 이 대표는 10월20일 국회 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 변경이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국토부가 용도변경 요청에 따르지 않으면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며 협박했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주장과 달리 성남시가 용도 변경에 선을 긋다가 돌연 입장을 바꾼 사실이 공문으로 확인된다며 이 대표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를 수사한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2022년 8월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서울중앙지검과 수원지검 성남지청도 이 대표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었다. 2021년 12월 22일 대선 후보였던 이 대표는 한 방송 인터뷰에서 성남시장 재직 시절에는 대장동 개발사업 실무자였던 고 김문기 전 처장과 모르는 사이였다고 발언했는데 이는 허위사실 공표라고 봤다. 검찰은 2022년 9월8일 이 대표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27회 공판 끝에 징역 2년 구형
결심까지 27회에 이르렀던 공판 과정은 뜨거웠다. 이 대표 측과 검찰은 법정 안팎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지난 5월 이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검찰이 성남시 공문서를 짜깁기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증거로 제출했다며 맹비난했다. 그는 "공문서를 위조하는 대한민국 검찰, 공문서를 표지갈이로 변조 행사하는 것은 중범죄"라고 말했다. 검찰은 "명백한 허위"라며 "거짓말했다는 혐의로 재판받는 피고인이 또 법정 밖에서 사법 시스템을 공격하는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재판부가 모두 유죄로 본 백현동 허위 발언 혐의를 두고도 치열한 법정 공방이 있었으나 증인으로 출석한 백현동 사업 실무자들 대부분이 "국토부의 압박이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한 점도 검찰에 힘을 보탰다.
검찰은 지난 9월 이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선고 결과에 대해 "증거와 법리에 따라 수사했고 그 결과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돼 기소했다"며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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