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사망 사실 모르고 확정 판결
출석 의무 없고 배우자도 별거 상태
이미 사망한 사람이 이혼소송 일부 승소 확정 판결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더팩트 DB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이미 사망한 사람이 이혼소송 일부 승소 확정 판결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4월 A 씨가 제기한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에서 양측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A 씨는 2021년 6월 배우자를 상대로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을 제기했다. 배우자 측도 반소를 냈다. 1,2심 재판부는 양측 일부 승소 판결을 선고했다. 이어 지난 4월에는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됐다.
다만 A 씨는 대법원 확정 판결 전 이미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A 씨의 40대 아들 B 씨는 지난해 9월 사망한 아버지를 자택에서 발견하고 1년 넘게 냉동고에 숨겼다가 지난 1일 경찰에 자수했다. 재산 문제로 아버지의 사망을 알리지 않았다고 진술한 B 씨는 사체은닉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A 씨는 이혼 소송 항소심 변론 진행 중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항소심은 지난해 10월 변론이 종결되고 11월 항소 기각 판결됐다.
대법원은 A 씨가 사망한 사실을 알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혼 소송은 당사자 출석 의무 없이 소송 대리인이 있으면 진행이 가능한데다 법원은 당사자에 대한 주민조회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소송 상대인 배우자도 별거 상태라 A 씨가 숨진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 관계자는 "배우자의 재심 청구에 따라 재심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법원이 직권으로 판결의 효력을 없앨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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