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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D-7…의대 열풍에 고3도, N수생도 '긴장'

  • 사회 | 2024-11-07 00:00

N수생 21년 만 최대 규모
고3 학생들은 중압감 커져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를 학생들이 지나가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의대생 김모(20) 씨는 대형 입시 학원으로 향하면서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를 학생들이 지나가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의대생 김모(20) 씨는 대형 입시 학원으로 향하면서 "상위권 의대 진학을 위해 두 번째 수능을 치른다"고 말했다. /이동현 인턴기자

[더팩트ㅣ황지향·이윤경 기자] "사실 작년에도 의대 합격해서 등록해 두고 재수 준비하고 있어요. 가고 싶은 학교 의대 가려고요."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일주일 앞둔 가운데 수험생들 사이에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의대 증원 등 영향으로 N수생이 역대급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합격한 학교를 뒤로하고 재수에 도전하는 등 의대 진학을 향한 열기가 뜨겁다.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만난 의대생 김모(20) 씨는 "상위권 의대 진학을 위해 두 번째 수능을 치른다"고 말했다. 김 씨가 들어간 학원 1층에는 보라색과 분홍색, 초록색 등의 글씨로 'N수 고3·고2 수능', '수학, 학생 1명당 선생님 3명', '관리형 자습실 운영' 등의 현수막과 입간판이 줄지어 서 있었다.

◆ 오직 의대만…의대생부터 20대 후반 N수생까지

이 학원은 의대 합격률을 내걸고 홍보 중이다. 서울대 의대 15명, 연세대(신촌) 의대 36명, 메이저 의대 133명, 주요 9개 의대 342명 등을 앞세워 2024학년도 전국 1위를 내세우고 있다. 상위권 의대에 다시 도전하는 김 씨는 수능을 코앞에 두고 "컨디션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대 후반의 N수생도 있었다. 박모(29) 씨는 "의대 공부 기간이 아무리 길어도 도전할 만한 것 같다"며 "체감상 수능 문제 10년 치 넘게 풀어본 것 같다. 지금 다니는 대학보다 더 좋은 학교의 의대를 가고 싶다"고 말했다. 박 씨는 현재 서울권 4년제 대학 재학생이다.

올해 수능에는 상위권 의대에 도전하거나 비의대 학생들이 상위권 학과에 진학하는 수요가 많아졌다는 평가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전국 수능 응시자는 총 52만2670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8082명 증가했다. 이 중 재학생 34만777명, 검정고시를 포함한 N수생은 18만1893명이다. 19만9025명의 N수생이 수능을 본 2004학년도 수능 이후 2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이동하는 학생들 위로 2025학년 수능 응원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동현 인턴기자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이동하는 학생들 위로 2025학년 수능 응원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동현 인턴기자

◆ 고3 수험생 "긴장과 설렘 그 사이"

전문가들은 졸업생 응시자 증가로 고3 학생들의 긴장도가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정원 확대에 따른 기대 효과로 의대를 목표로 하는 최상위권 학생들만 약 4000명 안팎으로 추가되지 않았을까 추정된다"며 "N수생이 21년 만에 최대 규모인 것도 고3들에겐 이 자체로 중압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강남 대치동과 양천구 목동 등 학원가에서 만난 고3 학생들 표정에는 긴장감이 엿보였다. 하교 시간에 찾아간 진명여고 후문에는 인근 서정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직접 쓴 '언니·누나들 수능 대박 나세요'라는 현수막이 펄럭였다. 응원 문구와 대조적으로 김모(18) 양의 얼굴은 굳어있었다. 김 양은 "수시를 잘 못 봐 정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12년 인생의 끝이라는 생각이 강해 많이 떨린다"고 말했다. 안모(19) 양은 "스트레스가 많지만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있다"면서도 "N수생이 늘어 걱정된다. 시험도 더 어려워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능이 며칠 안 남으니까 심장이 벌렁거리고 온몸이 떨린다"는 내용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수험생은 "털이 서고 설사도 자주 한다. 정신과를 다니면서 신경안정제와 항우울제를 먹고 있다"며 "그럼에도 수능날 누구보다 빛날 거고 행복한 하루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다른 수험생은 "시험 못 볼까봐 미치도록 불안하다"며 "아무것도 못 하겠다"고 토로했다.

일부 학생들은 수능을 빨리 마치길 바라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석모(19) 양은 "곧 있으면 끝나니까 행복하다"면서 "요즘 반 분위기는 각자 공부하느라 조용하다. 휴대폰도 안 하려고 폴더폰으로 바꿨다"고 전했다. 권모(19) 양도 "좀 있으면 수험 생활이 끝난다는 생각"이라며 "평범하게 기출 위주로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수능은 오는 14일 전국 85개 시험지구, 총 1282개 시험장에서 치러진다.

hyang@tf.co.kr

bsom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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