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대학, 대입 시험 관리·감독 강화
감독 인원 보강하고, 휴대전화 수거 철저
[더팩트ㅣ장혜승·조소현·황지향·김시형 기자] 연세대학교 2025학년도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 문제 유출 논란이 확산하면서 대학가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대입 전형을 진행 중인 대학들은 시험 도중 문제 유출과 같은 불상사를 막기 위해 감독관 교육을 강화하고 사고 방지 체계를 마련하는 등 고삐를 죄고 있다.
20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2025학년도 대입 수시전형이 진행된다. 수시는 각 대학들이 논술이나 면접 등을 통해 선발한다. 논술이나 면접 등은 수능 이후 12월13일 수시합격자 발표 전까지 대학별로 실시된다.
서울 주요 대학들은 최근 수시 시험 관리·감독 강화에 나섰다. 연세대 등 일부 대학에서 불거진 문제 유출과 지연 배부 등 허술한 시험 관리·감독 체계가 도마에 올랐기 때문이다.
기존 체계를 강화하고 감독 인원을 보강하는 대학이 대다수다. 고려대는 내달 16일과 17일 수시 논술시험을 앞두고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감독관 교육자료를 보완하고 시험 당일까지 감독관 사전교육을 실시한다. 감독관도 경험이 풍부한 인원과 그렇지 않은 인원을 짝지어 구성하기로 했다.
고려대는 "이제까지 문제없이 전형을 치러왔던 것처럼 하되 올해는 한층 더 문제가 없도록 주의를 기울여서 준비하고 있다"며 "시험지 배부 시간과 입장 시간 등 세세한 것 하나하나 절차대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논술을 치르는 성균관대도 기존 체계를 점검하고 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전 감독 참석 하에 사전교육을 실시하고 시뮬레이션과 각종 사고 방지 시스템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강대는 입학팀의 고사실 통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서강대 관계자는 "시험지 배부 시간 등을 입학팀에서 중앙 통제하고 있지만 감독관들의 작은 실수도 방지하기 위해 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더 나은 시험 환경을 위해 학교 차원에서 계속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휴대전화 사용을 두고도 "사실 고사장 휴대전화 불허가 가장 좋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학생들에게 별도의 가방을 나눠주고 휴대전화를 밀봉해 가방에 보관하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각 고사장 감독관이 수험생에게 휴대전화 사용 불가 시점과 가능 시점을 명확히 밝혀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내달 17일 논술을 실시하는 동국대는 고사실 감독 인원을 늘렸다. 동국대 관계자는 "감독관들에게 당일은 물론 사전교육도 2회 실시할 예정"이라며 "고사실 복도에 배치하는 감독도 기존 인원 대비 추가로 충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내달 16일 논술을 앞둔 숭실대는 시험 감독관을 교수 위주로 구성했다.
아직 구체적인 강화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대학들도 전전긍긍하며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자칫 문제가 생길 경우 공정성에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소송에도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내달 23일과 24일 논술을 실시하는 한국외국어대는 "논술이 수능 이후라 아직 관리·감독에 대한 부분은 검토 중"이라면서도 "이번 연세대 사태가 굉장히 파장도 크고 시사하는 바가 커서 예년과 똑같이 하진 못할 것 같고 각별히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대입 관련 대학별 고사의 경우 별도의 관리·감독 규정이 없다. 교육부는 대학의 자율에만 맡긴 채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이나 지침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 대입 수시전형 관리·감독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지난 12일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이 치러진 한 고사장에서 감독관의 착각으로 문제지가 시험 시작 1시간여 전에 배부됐다가 회수됐다. 이 과정에서 온라인에 문제 일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연세대는 수험생 등 6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으나 재시험은 없다는 입장이라 일부 수험생들은 학교를 상대로 법적 다툼을 예고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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