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운집 취약지역, 전체 면적의 13.6%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서울시민의 절반은 이태원 참사 같은 인파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서울연구원의 다중운집 분석 기반 서울시 인파 안전관리 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0년간 서울에서 6건의 인파사고가 발생했다.
1960년 1월 서울역, 1974년 9월 용산역, 1992년 2월 뉴키즈 온더블록 내한공연, 2000년 12월 보신각 타종행사, 2001년 1월 클릭비 팬클럽 압사사고에 이어 2022년 10월에는 158명이 사망한 이태원 참사가 일어났다.
특히 이태원 참사는 이전 사고들과 달리 목적과 주최자가 명확하지 않은 행사에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일어난 대규모 재난이었다. 안전관리 대상이 명확하지 않아 피해가 더 확산됐다.
연구진은 "서울은 생활인구가 많고 좁은 길이 밀집해 있으며, 짧은 시간 안에 인파를 유인할 원인이 산재돼 있어 다중운집이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서울과 같이 인구와 시설이 밀집한 도시에서 인파사고가 발생하면 시설물 붕괴 등 복합재난 양상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공간분석, 현장조사, 시민 인식조사 등을 거쳐 다중운집 취약지역을 도출했다. 이런 지역은 전체 면적의 13.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주요 랜드마크가 있는 곳은 강남역·홍대입구·명동·성수동 등 99곳이다. 현장조사 결과 이 지역들은 인파가 자주 밀집하는 데다 유출입로가 복잡하고 보행 장애물이 많았다.
지난해 8월 3~17일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절반인 47.6%는 인파사고 우려 상황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 원인으로는 79.2%가 축제·행사·집회를 꼽았다.
연구진은 "사전 조치가 중요함을 시사한다"며 "다중운집 취약지역을 대상으로 인파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고, 그 중 보행장애가 높게 나타나는 지역에 인파 시뮬레이션을 실시해 안전관리 주요 지점을 파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는 이태원 참사 이후 다중운집 행사 안전관리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옥외행사 안전관리에 관한 조례를 개정했다. 지능형 CCTV로 면적당 인파를 자동감지하고, 위험상황 발생 시 자치구·경찰·소방당국에 상황을 전파하는 '지능형 피플 카운팅 시스템' 등 인파관리 대책도 내놨다.
아울러 예방책으로 인파 밀집지도를 제작하고 인파밀집 안전지수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안전관리자의 주관적·경험적 역량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표준화된 정량적 기준에 따른 안전관리 계획 및 대응요령을 마련한다는 목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인파밀집지도 및 안전지수 용역을 진행 중이며 내년 1월쯤 용역이 끝난다. 지역별 특성에 맞춘 예방대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민 대상 교육 및 홍보방안도 같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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