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조 혐의 인정돼 징역형 집행유예
김건희 여사 수사 방향 관심사 떠올라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김건희 여사의 계좌가 시세 조종에 사용됐다는 의혹을 받는 도이치 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재판에서 김 여사와 유사한 혐의인 '전주'의 방조 혐의가 인정되면서 검찰의 김 여사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형사5부(권순형·안승훈·심승우 부장판사)는 12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의 선고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특히 김 여사와 유사성이 있어 주목을 끈 전주 손모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2009~2012년 주가조작 선수, 전·현직 증권사 임직원들과 공모해 계좌 157개를 동원해 도이치모터스의 주가를 띄웠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이에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해 2월 권 전 회장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억원을 선고하면서 김 여사의 계좌 3개가 주가 조작에 동원됐다고 인정했다. 다만 권 전 회장 등과 주가조작에 가담했는지는 판단하지 않았다. 계좌 4개가 동원된 손 씨는 주가조작에 가담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항소심에서 손 씨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방조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했다. 손 씨가 주가조작에 적극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적어도 방조범에는 해당한다는 논리다.
2심 재판부는 손 씨의 방조 혐의를 두고 "제1차 시세조종 기간의 방조는 공소시효 완성으로 면소 판단한다"며 "제2차 시세조종 기간의 방조는 피고인 손 씨가 범인 피고인들의 시세조종 행위를 인식하고도 용이하게 방조했음이 인정돼 일부 유죄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손 씨가 매매성황오인·매매유인 목적으로 2차 시세조종 행위를 하고 있음을 알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날 법원이 손 씨의 인정하면서 김 여사 수사도 필요하다는 여론이 힘을 얻게 됐다. 김 여사는 전주로서 기간이나 액수를 볼 때 손 씨보다 더 이 과정에 관여한 정황이 있기 때문이다. 도이처모터스 주식 거래로 23억원의 이익을 봤다는 검찰 보고서의 존재도 이미 알려졌다.
김 여사의 어머니 최은순 씨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과정에 관여한 정황이 있다. 검찰은 지난 7일 최 씨를 비공개로 불러 조사했다고 한다. 최 씨는 김 여사에게 권오수 전 회장을 소개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지난 7월 서울 종로구의 대통령 경호처 시설에서 김 여사를 도이치모터스 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사건 관련자들의 항소심 선고를 지켜본 뒤 김 여사에 대한 처분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꼭 항소심 결과를 보고 판단한다, 아니다를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면서 "필요한 수사를 진행하고 수사를 마치면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여사의 처분 방향은 시세조종 행위 진행 과정을 인식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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