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도 시끄러운데 김문기와 특별한 인연 없어"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검찰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 첫 피고인 신문에서 날카로운 공방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6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공판기일을 열어 이 대표를 상대로 첫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 대표를 향해 "대장동 사업 비리 의혹과 관련해 김문기와의 관련성을 부정하기 위해 만남이나 교유(交遊) 행위가 없었다고 피력해야 할 입장으로 보인다"라고 물었다.
이 대표는 "교유 행위는 이번 법정에서 처음 들어보는 말"이라며 "그 사람과의 특별한 인연이나 기억이 없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특별한 이유가 없었다. 유동규만 해도 엄청 시끄러운데"라고 대답했다.
검사가 "2009년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당선되기 전부터 정진상(전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유동규(전 성남도개공 본부장), 김 씨 등이 '이재명 패밀리'라는 주장이 제기됐었다"고 하자 이 대표는 "누군지 다시 한번 말해 보라"며 되묻는가 하면,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김 씨가 '패밀리'였다는 것은 처음 듣는다.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김 씨가 사망한 사실은 "사망 다음 날 오전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김 씨 사망 소식을 접했을 때를 두고 "처음에는 유한기(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기사인가 했는데, 다른 기사를 보니 또 한 명의 사망자였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기사를 보고) 누구인지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지 않나. 그때 전화를 여러 번 하면서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도와준 사람이구나 했다"고 설명했다. 2018년 도지사가 된 후 재판을 받을 때서야 김 처장을 알게 됐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이날 신문에서 이 대표와 검찰 측은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검찰의 질문이 길어지면 "질문을 잘라서 팩트로 해 주시면 좋겠다"고 하거나 "너무 많은 팩트를 질문해서 그런데 앞부분부터 다시 해 달라"라며 대꾸했다.
검찰도 이 대표의 답변 태도를 따지며 물러서지 않았다. 검찰은 신문 도중 "이 대표가 말을 너무 많이 하면 물어보는 내용에 대한 답을 알 수 없다. 묻는 말에 정확히 답변하라", "질문이 끝나고 답변하라"며 이 대표에게 말했다. 또 이 대표가 질문을 다시 해 달라고 요구할 때는 검찰이 "답변하지 않은 것으로 하고 넘어가겠다"고 마무리하는 상황도 있었다.
재판부는 오는 20일 변론을 종결하고 결심 공판을 연다. 결심부터 선고까지 한 달가량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 달 안에는 선고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 대표는 방송에 출연해 성남시장 시절 김 씨를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그해 국정감사 당시 국토부 협박으로 백현동 개발 부지 용도를 전제 상향 조정했다고 거짓말을 한 혐의(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로 2022년 9월 기소됐다.
이 대표의 검사 사칭 사건 관련 위증교사 의혹 재판도 오는 30일 결심 공판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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