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원석과 상반된 캐릭터
“정치적 중립 위해 최선 다할 것”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심우정(53·사법연수원 26기) 법무부 차관은 유연하고 합리적인 리더십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소 막혔던 용산·법무부와 소통을 해소하고 야당의 검사탄핵·검찰 폐지 등에 맞선 검찰 결속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정치적 독립성·중립성과 산적한 현안 수사에서 우려도 제기된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심 후보자는 서울고검에 인사청문단을 꾸리고 청문회 준비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단장은 전무곤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이 맡는다.
검찰 안팎에서는 심 후보자를 온화한 성품에 '적'이 없는 인물로 평한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심 후보자는 합리적이며 자기 주장을 고집하는 편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실, 법무부와 각을 세우고 일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자기 주장이 강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이원석 총장과 갈등을 겪자 정반대인 사람을 고른 것 같다"고도 했다.
검찰 구성원의 신망이 크고 국회 대응 경험 등이 많아 야당의 검사 탄핵, 이른바 검찰청 폐지법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란 검찰 내부의 기대도 있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인사청문회에서도) 흠잡을 것이 크게 없을 것"이라며 "반대로 얘기하자면 예민한 수사를 맡은 경력은 적어 그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적대로 심 후보자는 조직관리와 정책·행정에 능한 기획통으로 분류된다. 수사 경력은 고소고발 사건 담당인 형사부에서 대부분 쌓았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때 비교적 주목받는 사건을 많이 맡았다. 성완종 리스트 사건을 수사한 특별수사팀이 불기소한 김기춘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 6명을 재수사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국정농단 방조 사건,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어버이연합 자금지원 사건도 그의 손을 거쳤다. 서울동부지검장 시절 문재인 정부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수사를 지휘했으나 인천지검장으로 옮기면서 후임 임관혁 현 서울고검장이 마무리했다. 다만 대형 권력형 부패·비리 사건 수사 경험은 상대적으로 적다.
참여연대는 12일 논평을 내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 등 ‘살아있는 권력 수사·기소’를 공정하게 이끌며 국민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법무부와 이견을 원만히 조율할 수 있으리란 기대와 함께 정치적 독립성·중립성을 지킬 수 있겠느냐는 걱정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의 인연과 신뢰관계가 두텁다는 게 한계로 작용할 수도 있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검찰 내 소통보다는 민정수석 등 대통령실 라인과 소통이 원활하게 작동되는 사람을 찾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심 후보자는 전날 서울고검에 마련된 인사청문단 사무실에 첫 출근하며 "검찰총장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검찰 구성원 개개인이 사명감을 갖고 본연의 역할을 다하도록 최선을 하는 게 정도(正道)"라고 밝혔다.
심 후보자가 정식 임명될 경우 임기는 2026년 9월15일까지다. 윤 대통령의 임기는 2027년 5월9일이므로 사실상 집권 후반기를 함께 하게 된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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