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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증원 파장] 전공의 없는 병원 "앞날이 깜깜"…정부 지원은 미봉책

  • 사회 | 2024-08-04 00:00

수련병원들 경영난 악화에 무급휴가 확대
세브란스병원 무급휴가 40→80일 확대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한 서울 주요 대학병원들은 하반기 전공의 모집 실적이 부진하면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의료 공백이 길어지면서 수술 건수가 회복되지 않는 등 경영난이 이어지자 결국 의사 외 직원들을 상대로 무급휴직 기간을 늘렸다. 조규홍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7월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한 서울 주요 대학병원들은 하반기 전공의 모집 실적이 부진하면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의료 공백이 길어지면서 수술 건수가 회복되지 않는 등 경영난이 이어지자 결국 의사 외 직원들을 상대로 무급휴직 기간을 늘렸다. 조규홍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7월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장혜승·황지향 기자] 의과대학 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사 간 갈등 장기화로 주요 수련병원들의 경영난이 깊어지고 있다. 전공의 의존도가 높았던 '빅5' 병원 등은 일찌감치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하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도 지원율 1%대로 저조하면서 직원 무급휴가 확대 등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한 서울 주요 대학병원들은 하반기 전공의 모집 실적이 부진하자 대책 수립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전국 수련병원에서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마감한 결과 지원자는 총 104명으로 모집인원 7645명 중 약 1.36%에 그쳤다.

전공의 이탈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경영체제로 운영 중이던 병원들은 최근 들어 몸집을 더욱 줄이고 있다. 연세의료원은 지난 1일 세브란스병원과 강남·용인세브란스병원의 일반직 직원 대상 무급휴직 기간을 기존 40일에서 80일로 확대했다. 일반직 직원엔 의사를 제외한 간호사, 물리치료사, 임상병리사 등 보건의료직역 노동자들도 포함된다.

연세의료원은 지난 3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1년 이상 간호사 등 일반직을 대상으로 무급휴직 신청을 받았다. 의료 공백이 길어지면서 수술 건수가 회복되지 않는 등 경영난이 이어지자 결국 의사 외 직원들을 상대로 무급휴직 기간을 늘린 것이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전공의가 내년 상반기까지도 안 돌아오면) 진료 효율화를 계속 해야 되고 병원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다"며 "8월에 전공의 추가 모집을 한다고 해도 (전공의가) 안 돌아오면 방법이 없어 앞날이 깜깜하다"고 토로했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한 서울 주요 대학병원들은 하반기 전공의 모집 실적이 부진하면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의료 공백이 길어지면서 수술 건수가 회복되지 않는 등 경영난이 이어지자 결국 의사 외 직원들을 상대로 무급휴직 기간을 늘렸다. 4월 30일 오전 연세대학교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교수들이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박헌우 기자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한 서울 주요 대학병원들은 하반기 전공의 모집 실적이 부진하면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의료 공백이 길어지면서 수술 건수가 회복되지 않는 등 경영난이 이어지자 결국 의사 외 직원들을 상대로 무급휴직 기간을 늘렸다. 4월 30일 오전 연세대학교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교수들이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박헌우 기자

서울아산병원도 의사를 제외한 일반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자에 한해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신청자 숫자는 확인해봐야 한다"면서도 "숫자가 워낙 많다"고 귀띔했다.

지난 4월부터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면서 병동 통폐합과 무급휴가 등을 실시한 서울대병원 역시 하반기에도 전공의들 복귀 전망이 어두워 경영난에 직면해 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대책을) 지금까지 계속 준비하고 있다"라면서도 "뭐라고 딱히 말씀드릴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정부의 병원 지원 대책도 임시방편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지난 5월 전공의 이탈 후 경영난에 직면한 수련병원에 건강보험 급여 3개월분을 선지급하기로 했다. 경영상 어려움, 필수의료 유지, 필수 진료 체계 유지를 위한 자구 노력 등을 전제로 6~8월 3개월간 기관별 전년 동월 급여비의 30%를 우선 지급하고 내년에 정산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서울아산병원 등 9곳 병원의 경우 일부 교수의 무기한 휴진 선언과 진료·수술 축소로 '필수 의료 유지' 조건을 만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해 6월분 선지급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의 몸집 줄이기에 노동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가시적으로 병원의 경영난이 해결될 가능성은 낮은 상황에서 결국 노동자들만 무급휴가 등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주장이다. 나영명 보건의료노조 기획실장은 "(빅5 병원들이) 전공의 대신 PA(Physician Assistant. 진료지원인력)와 간호사를 갈아넣으면서 근근이 버티고 있는 상태"라고 꼬집었다.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 윤태석 분회장은 "서울대병원 등 대다수 수련병원들은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직원들에게 사실상 강제 무급휴가, 복지 축소 등을 통해 병원 손실에 대한 직원 책임 전가를 시도했다"며 "의사업무 전가를 위해 진료보조(PA) 시범사업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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