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여야 의원 28명 무더기 기소
30차례 넘는 공판 진행…여전히 공전 거듭
[더팩트ㅣ김시형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의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청탁' 의혹 폭로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건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9년 여야 의원 28명이 무더기로 기소된 지 5년여가 지났지만 아직도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지난 2019년 4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전신 자유한국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당시 민주당은 관련 법안들을 신속 처리하기 위해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올리려 했고, 자유한국당은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벌어졌다.
바른미래당은 패스트트랙 지정안을 놓고 당내 찬반 의견이 나뉘었다.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패스트트랙 지정안을 찬성했으나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인 오신환 의원은 반대 입장이었다. 이에 지도부는 오 의원을 채이배 전 의원과 사보임(교체)했다.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였던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등은 채 전 의원의 회의 참석을 막기 위해 의원실 입구를 막아 채 전 의원을 감금했다.
서울남부지검은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2020년 1월 나 후보와 민경욱 전 의원, 송언석·윤한홍·이만희 의원 등 14명의 전현직 의원들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은재 전 의원은 의안과에서 팩스를 통해 들어온 공수처 법안을 빼앗아 문서를 찢어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밖에도 곽상도·김성태·박성중·장제원·김태흠 전 의원 등 10명은 약식 기소됐다.
이들의 공판은 지난 5년여간 공전을 거듭했다. 지난 15일 36차 기일까지 진행됐으며 내년 1월20일까지 속행 공판이 지정돼 있다.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도 대거 기소됐다. 박범계·박주민 의원을 비롯해 이종걸·표창원 전 의원 등 전현직 의원 5명과 보좌진·당직자 5명 등은 폭력행위처벌법 위반(공동폭행) 혐의로 2020년 1월에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은 의안과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회의실 앞에서 자유한국당 당직자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의 공판도 5년이 지나도록 30차례 넘게 이어지고 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당우증 부장판사)는 18일에도 33차 공판기일을 열었지만 증인 불출석으로 연기됐다. 재판부는 이날 "증인으로 소환된 박덕흠 의원 등이 출석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기일을 연기하게 됐다"며 오는 9월6일로 공판을 연기했다.
앞서 한 후보는 지난 17일 CBS라디오 국민의힘 4차 당대표 후보 토론회 중 나 후보를 향해 "본인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를 취소해달라고 부탁한 적 있지 않느냐"며 "법무부장관은 구체적 사안에 개입할 수 없어 저는 그럴 수 없다고 말씀드렸다"고 폭로했다. 이에 나 후보는 "그건 구체적 사건이 아니다. 저의 유무죄에 관한 것이 아니라 기소 자체가 반헌법적이었고 헌법과 법치를 바로 세우는 차원에서 했던 충언"이라고 반발했다.
rock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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