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당겨지는 감염병 주의보
기온 상승으로 성장 속도 빨라져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한반도 기온 상승에 따른 때이른 더위에 모기, 진드기 등 해충 출현 시기도 빨라지고 있다. 모기와 진드기는 기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표적 감염병 매개 곤충인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6월18일 올해 첫 말라리아 주의보가 발령됐다. 지난해 대비 일주일 정도 앞당겨진 것이다. 지난 3월30일에는 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가 발령됐다. 2022년 4월11일에 비해 열흘 이상 이른 시점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에도 3월23일 일본뇌염 주의보를 발령했다.
말라리아는 발열, 오한, 구토, 설사 등을 반복적으로 일으키는 것이 특징이다. 일본뇌염은 고열과 두통을 유발하는데 심하면 의식 장애, 경련, 혼수,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
해충 출현 시기가 빨라진 것은 기후 변화에 따른 한반도 아열대화로 서식 환경이 변했기 때문이다. 말라리아 위험지역인 수도권과 강원의 지난 6월 셋째 주 평균 최고 기온은 27.3도로 평년에 비해 약 2도 높았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일본뇌염 매개모기가 채집된 제주와 부산의 2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평균 기온은 10도로 2022년에 비해 1.9도 높았다"며 "최고기온 평균은 14.9도로 2022년 대비 2.5도 증가해 모기의 활동이 빨라진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참진드기 공포도 확산하고 있다. 올 4월 참진드기 지수는 38.3을 기록해 지난해 대비 29.6% 증가했다. 참진드기 지수는 전체 참진드기 채집 개체 수를 채집기 수로 나눈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참진드기 지수가 늘어난 것도 4월 평균 기온이 지난해보다 1.8도 상승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참진드기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FTS)과 라임병 등 다양한 병원체를 전파하는 감염병 매개 곤충이다.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한다. 김모(25) 씨는 "집 앞에 나무가 많아 5월 말부터 모기가 극성이었다"며 "키우는 고양이까지 물릴까 걱정이고 나도 밤에 잠을 못 자서 미쳐버릴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모(33) 씨도 "지난달 초부터 모기를 잡느라 밤을 새우다시피 한다"라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보건당국은 물론, 개인 차원에서도 모기와 진드기 등 해충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모기와 진드기는 기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표적 감염병 매개 곤충이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석좌교수는 "온도가 올라가면 모기 유충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산란도 빨라지게 된다"며 "밝은색의 긴 옷을 입고 기피제와 살충제를 사용하는 등 개인 방어가 중요하고 공항과 항만 등에서 감염병에 대한 검역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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