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 항목에 치중돼 강북횡단선 등 줄줄이 지연
종합평가 비중 조정, 편익 개선, 지역균형발전 효과 반영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서울시는 수도권 철도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정부에 예비타당성 조사 제도개선 방안을 건의했다고 9일 밝혔다.
변화하는 교통환경에 걸맞은 수도권 철도 인프라를 확보해 시민 편의를 높이고 강남북 균형발전을 이끌어낸다는 목적이다.
예타는 기획재정부 주관으로 국가재정법에 따라 도로·철도 등 재정사업에 대해 사전에 타당성을 검증·평가하는 제도다. 평가항목은 경제성·정책성·지역균형발전 등 3가지다.
다만 서울시 사업은 2019년 5월 제도 개편 이후 평가항목에서 지역균형발전 항목이 제외됐고, 경제성이 예타 통과의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현 제도상 수도권 도시철도 사업의 경제성 평가 비중은 60~70%로 비수도권 30~45%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
특히 많은 비용이 들어 경제성이 낮게 평가되는 교통(철도)분야의 예타 통과가 더 어려워졌다. 대표적으로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과 강북횡단선이 최근 예타를 통과하지 못했다.
편익 산출에도 한계가 있다. 수도권 지역의 토지보상비 등 비용은 비수도권에 비해 급상승하고 있지만, 혼잡도 완화·여가시간 가치 등 서울의 특수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편익 산출로 경제성 평가 결과가 낮은 실정이다.
도시철도가 없는 서울 저개발지역의 지역균형발전 효과 등 항목도 적용되지 않아 시민들의 교통 불편이 높아지고 있다. 보행일상권과 중·소생활권의 중요성 확대 등 최근 도시계획 추세를 반영, 자치구별로 평가 단위를 개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시는 이처럼 수도권에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학술용역·대토론회·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예타 제도 개선에 관한 정부 건의안을 마련했다. 경기도·인천시 등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도 개선안 건의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건의안에는 △종합평가 항목별 비중 조정 △신규 편익 발굴 및 기존 편익 개선 △서울 내 지역균형발전 효과 평가 등 3개 분야 개선내용을 담았다.
먼저 수도권 지역 경제성 평가 비중을 50~60%로 하향하고 정책성 평가 비중을 40~50%로 상향할 것을 건의했다. 경제성 점수가 낮을 수밖에 없는 수도권 도시철도 특성상 종합평가 점수를 높여 예타 통과 가능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경제성 평가 시 반영되는 편익에 혼잡도 완화를 추가하고, 기존 편익 중 통행시간 절감을 재평가할 것을 요청했다. 비용 대비 부족한 편익을 개선해 경제성 항목 점수를 높이기 위해서다.
아울러 정책성 평가 시 철도사업 파급효과와 지역균형발전 효과를 특수평가 항목으로 적용할 것을 건의했다. 철도사업으로 기대되는 편익이나 예타 시점에서 인정받지 못했지만 장래가치 등 지역개발 파급효과를 편익에 적용할 경우 정책성 점수가 오를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승원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현 예타 제도는 서울의 도시경쟁력이나 저개발지역 자치구 균형발전을 위한 사업평가 도구로 맞지 않는 면이 있다"며 "이번 정부 건의안을 토대로 예타 제도 개선이 이뤄지면 시는 물론 수도권 도시철도 인프라 확충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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