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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노렸던 역대 '퍼스트 레이디'…출석 조사는 이순자·권양숙

  • 사회 | 2024-07-07 06:00

비자금 문제 수사 여러번…대면 조사도
'수사 불발' 김윤옥은 증인 신청도 기각
조사한다면 제3의 장소서 할 가능성도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명품 가방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의 최종 목적지가 김 여사를 향할 수 있을지를 두고 관심이 뜨겁다. (왼쪽부터)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더팩트DB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명품 가방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의 최종 목적지가 김 여사를 향할 수 있을지를 두고 관심이 뜨겁다. (왼쪽부터)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더팩트DB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도이치모터스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김 여사를 직접 조사할지 관심이 뜨겁다. 지금까지 검찰 대면 조사를 받은 역대 대통령 부인은 이순자, 권양숙 여사가 있다. 다만 두사람 다 '전직'이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김 여사의 계좌가 사용됐다고 알려진 도이치 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대통령 부인을 상대로 한 검찰 수사는 역사가 깊다. 특히 비자금 문제로 심심찮게 검찰 수사를 받아왔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는 2004년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일부가 처가 식구에게 전달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미납추징금을 추적하던 중 이 씨가 200억원 상당의 재산을 관리했던 걸로 파악하고 전액 추징하기도 했다. 소환 조사는 물론 거쳤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도 검찰 수사 대상이었다. 김 여사는 1995년 대검 중수부가 노 전 대통령의 수천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를 수사할 당시 대기업 등에서 불법 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노 전 대통령은 엄청난 금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 최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을 심리한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 부장판사)는 김옥숙 여사가 보관해 온 1991년 선경건설(에코플랜트의 전신) 명의 약속 어음과 메모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의 자금 300억원이 최 회장의 선친인 최종현 전 회장에게 흘러갔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남편인 노 전 대통령과 별도로 비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았다. 그러나 검찰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김 여사를 부르지 않은 채 수사를 종결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비공개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2009년 대검 중수부는 노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약68억원의 불법 자금을 받는 과정에 권 여사가 관여했다는 내용의 박연차 게이트 사건 수사 중 권 여사를 불러 11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펼쳤다. 검찰은 당시 조사에서 권양숙 여사가 박 회장에게 3억원 및 100만달러를 받은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검찰은 중수부 검사 두 명을 부산지검으로 파견하고 비공개 방식으로 권 여사의 조사를 진행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0월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적십자 바자’ 를 찾은뒤 나서고 있다. /장윤석 인턴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0월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적십자 바자’ 를 찾은뒤 나서고 있다. /장윤석 인턴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는 2019년 이 전 대통령이 자동차부품회사 다스(DAS)의 자금 횡령 및 뇌물 혐의로 재판을 받을 당시 법정에서도 언급된다. 이 전 대통령을 기소하기 전 검찰은 김윤옥 여사가 뇌물 전달 역할을 했던 걸로 의심하고 서면 등의 방법으로 조사하려고 계속 시도했으나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동시에 이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의혹을 수사하던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 씨가 서초구 내곡동 땅을 구입할 때 사용한 현금 6억원이 김윤옥 여사에게서 나왔다고 의심하기도 했으나 결국 수사 선상을 빠져나갔다. 이듬해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 또다시 김윤옥 여사를 증인으로 채택하려고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증인 채택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순자 씨를 시작으로 역대 전직 영부인들은 계속 검찰의 수사망에 들어왔다. 다만 이중 실제 검찰 조사를 받은 건 이순자, 권양숙 여사 단 두 명뿐이었다. 이마저도 현역이 아닌 전직 대통령 부인 신분이었다. 만약 김건희 여사가 검찰에 출석하게 되면 역대 대통령 부인 중에서는 최초로 현역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김건희 여사를 조사한다면 이원석 검찰총장의 임기인 9월 이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장소는 서면조사부터 직접 출석, 제3의 장소나 관저에서 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권양숙 여사의 부산지검 조사 당시도 전 대통령 부인 예우 차원에서 검사를 부산으로 보내 일종의 출장 조사를 한 것"이라며 "검찰이 이번에 제3의 장소를 고려한다면 관저에서 할 수도 있겠다"고 예상했다. 그는 "검찰에서도 종종 있는 일"이라며 "기소를 꼭 해야 할 사항일 때보다는 사회적 지위가 있어 체포영장을 발부할 수는 없을 때나 증거가 확보는 안 된 상황이지만 꼭 불러서 조사해야 할 때는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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