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밟았으나 딱딱했다", 피의자 진술
BMW 운전자 조사는 아직…사고원인 규명 박차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서울시청 인근 역주행 돌진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피해 차량인 소나타 운전자를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실시했다. 사고 차량 운전자 차모(68) 씨가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딱딱했다"고 진술한 가운데 경찰은 급발진 여부 등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5일 "소나타 운전자를 조사했다"며 "일부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를 마쳤고 지금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피해 차량인 BMW 운전자 조사는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BMW 운전자는 사고 충격으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 씨는 전날 피의자 조사에서 "사고 당시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딱딱했다"며 차량상태 이상에 따른 급발진을 재차 주장했다. 경찰은 차 씨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차 씨가 입원한 서울대병원에서 변호인 입회 하에 조사를 진행했다. 차 씨는 사고로 갈비뼈 골절 부상을 입었다.
차량에 동승했던 차 씨의 배우자 김모(66) 씨도 참고인 조사에서 "브레이크가 안 들은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김 씨는 사고 직후에도 주변인들에게 차량 급발진으로 사고가 났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과 함께 사고가 발생한 세종대로 18길 현장검증도 실시했다. 현장검증은 차 씨의 제네시스 차량이 역주행을 시작한 시청역 인근 호텔 지하 주차장부터 보행자들을 들이받은 시청역 교차로까지 진행됐다. 경찰과 국과수는 3D(3차원) 스캐너 등 장비를 동원해 사고 당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정밀 촬영을 하고, 증거를 수집하기 위한 채증도 했다.
경찰은 차 씨 변호인과 협의해 추가 조사를 진행하는 등 정확한 사고원인 규명을 위한 수사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국과수에 보낸 사고 차량과 블랙박스, 사고기록장치(EDR), 피해 차량 블랙박스, 호텔 및 주변 CC(폐쇄회로)TV 영상 등의 정밀 감식·감정 결과도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찰은 차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차 씨에 대한 체포영장도 신청했으나 법원은 "(피의자가) 출석에 응하지 않을 이유가 있다거나 체포의 필요성을 단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차 씨는 지난 1일 오후 9시26분께 시청역 인근 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온 뒤 일방통행 도로인 세종대로 18길을 역주행하다 횡단보도로 돌진, 신호를 기다리던 보행자들을 들이받고 BMW와 소나타 차량을 잇달아 추돌했다. 이 사고로 보행자 9명이 숨졌다. BMW와 소나타 운전자를 포함한 5명은 부상을 입었다.
경찰 조사 결과 차 씨의 차량은 호텔 지하 주차장 출구부터 가속이 붙었으며, 가속 상태로 역주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 씨는 경기도 안산 소재 모 버스운수업체에 소속된 시내버스 기사로 재직 중 사고 경력이 없던 베테랑 기사로 알려졌다. 사고 당일 쉬는 날이었으며 시청역 인근 호텔에서 열린 처남 칠순잔치에 참석했다가 귀가하던 중 이 같은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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