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의대 교수들, 집단휴진 강행 의지
정부, 진료명령 발령…환자들 피해 우려
[더팩트ㅣ조소현·이윤경 기자]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하는 의사들이 정부의 엄정 대응 경고에도 오는 18일 집단휴진 강행 의지를 보였다. 의협과 의대 교수들은 창구를 단일화에 정부에 대응하기로 했다.
의협은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교 비대위) 등 각 의대 비대위는 의협을 중심으로 단일대오로 뭉쳐 나아갈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의협은 "정부가 의협을 개원의 단체로 치부하고 대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태가 해결되지 않았던 것"이라며 "모든 의사 직역과 휴진 의사를 밝힌 교수들이 의협 중심의 단일 창구를 만들겠다는 것이 회의 결과"라고 부연했다.
오는 18일 집단휴진 강행 방침도 재확인했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정부가 이번 주말까지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으면 다음 주 예정된 전국 휴진 사태를 막지 못할 것"이라며 "대책 없이 추진한 의대 증원을 최소한 바꿀 의지가 있어야 집단휴진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대변인은 "18일 투쟁 전에 정부에 요구할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준비하고 있다"며 "요구안에는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 취소와 의대 증원 재논의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번 더 정부의 입장을 기다려보고 이에 맞춰서 대응을 할 것"이라며 "무기한 휴진 등 비극적인 상황이 진행되지 않도록 의견을 모아 정부와 해결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협은 조만간 정부에 구체적인 요구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의협과 의대 교수들의 요구를 정부가 받아들이기는 어려워 보인다. 의대 증원 절차는 이미 확정된 상황이라 철회는 불가능하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결국 의사들 집단휴진에 따른 의료대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전의교협은 전날 의협의 휴진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발표했다. 전의교협은 "18일 예정된 휴진 및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 적극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며 "추가적인 외래 진료 축소, 휴진 등은 각 대학 및 교수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톨릭의대와 울산의대, 성균관의대 교수들도 의협 휴진에 동참한다. 가톨릭의대는 서울성모병원, 울산의대는 서울아산병원, 성균관의대는 삼성서울병원을 각각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다. 서울의대 교수들은 오는 17일부터, 연세의대 교수들은 오는 27일부터 각각 무기한 휴진을 결의했다.
응급의학과 비상대책위원회 역시 전공의와 의대생 투쟁을 적극 지지하고 오는 18일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은 "응급의학과 특성상 외래를 연기할 수 없기 때문에 당일 근무자 이외에는 궐기대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결의했다"며 "전면휴진은 아니지만 준법투쟁의 범주 안에서 뜻에 동참하려 한다"고 했다.
환자 피해 우려는 커진다. 이날 중증아토피연합회와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한국환자단체연합회등 92개 환자단체들은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원의와 의대 교수들의 집단휴진을 비판했다.
이들은 "환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집단휴진과 무기한 휴진 결의를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공의 집단행동에 따른 장기간 의료공백으로 환자들은 큰 불안과 피해를 겪었다"며 "또다시 의료계의 집단휴진 결의를 보며 참담함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의사들 집단휴진에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의사단체 집단 진료 거부는 국민의 신뢰를 스스로 저버리는 행위"라며 "전공의 복귀를 어렵게 하고 의료 정상화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진료와 수술을 앞둔 환자들에게 극심한 불안감을 조성할 뿐만 아니라 중증환자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예약된 환자에게 환자의 동의와 구체적인 치료 계획 변경 없이 일방적으로 진료 예약을 취소하는 것은 의료법 제15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진료 거부에 해당될 수 있다"며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최우선에 두고 비상진료체계를 굳건히 유지하면서 불법행위에는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는 지자체와 협력해 전국 3만6000여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진료명령과 휴진신고명령을 내렸다. 의사들이 집단휴진을 예고한 오는 18일엔 전체 개원의에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지자체별로 휴진율이 30%를 넘으면 현장 점검 후 행정처분을 하고 벌칙 조항을 적용할 방침이다.
다만 의대 교수들에 대한 진료유지명령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전 실장은 "휴진을 하더라도 중환자실과 응급실은 지키겠다는 얘기도 있었고 대부분의 교수님들은 환자 곁을 지킬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조치를 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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