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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성 결여" vs "본질 왜곡 말라"…'강릉 급발진 의심 사고' 재연 공방

  • 사회 | 2024-06-11 21:08

KGM "재연시험 제반 조건 객관적이지 않아"
도현 군 아버지 "KGM 입장은 법원 무시하는 태도"


'강릉 급발진 의심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진행된 재연시험을 두고 KG모빌리티(KGM)와 사고로 숨진 이도현(당시 12세) 군 유족 측이 공방을 벌였다.
'강릉 급발진 의심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진행된 재연시험을 두고 KG모빌리티(KGM)와 사고로 숨진 이도현(당시 12세) 군 유족 측이 공방을 벌였다. "객관적 데이터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KGM 입장에 유족 측은 "본질을 왜곡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사진은 사고 후 형체를 알아 보기 힘들게 파손된 티볼리 차량 모습. /이상훈 씨 제공

[더팩트ㅣ김영봉 기자] '강릉 급발진 의심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진행된 재연시험을 두고 KG모빌리티(KGM)와 사고로 숨진 이도현(당시 12세) 군 유족 측이 공방을 벌였다. "객관적 데이터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KGM 입장에 유족 측은 "본질을 왜곡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11일 KGM과 유족 측에 따르면 법원은 지난 4월19일 전문 감정인 참관 하에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 여부를 밝히기 위해 강원 강릉시 사고 장소에서 재연시험을 진행했다. 재연시험은 재판부가 유족 측의 변속장치 진단기를 이용한 감정 제안을 받아들여 진행됐다.

재연시험 결과 가속 페달 오조작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차량에 결함이 없으며 운전자인 도현 군 할머니 A 씨의 페달 오작동이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분석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KGM은 "재연시험 결과에 객관성이 결여돼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KGM은 "지난 4월 강릉 도로에서 진행된 재연시험은 원고들이 제시한 조건으로 실시됐다"며 "가속 상황, 사건 차량과 시험 차량의 상이점, 도로 상황의 차이점 등 제반 조건이 국과수의 분석 결과 및 확인된 객관적인 데이터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지난 2022년 이도현(당시 12세) 군이 숨진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 제조사 KG모빌리티가 차량 결함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을 제시한 감정평가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냈다. /KG모빌리티
지난 2022년 이도현(당시 12세) 군이 숨진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 제조사 KG모빌리티가 차량 결함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을 제시한 감정평가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냈다. /KG모빌리티

KGM은 "운전자가 모든 주행 구간에서 가속 페달을 100% 밟았다는 전제 아래 재연시험이 이뤄졌다"며 "사건 차량은 사고기록장치(EDR) 데이터가 기록되기 이전에 다른 차량을 추돌하는 등 큰 충격이 있었기에 정상 차량과 동일 수준으로 가속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체적 진실은 법원 재판을 통해 밝혀질 수밖에 없고,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객관적이고 과학적 근거 없는 자극적인 추측성 보도를 삼가달라"고 덧붙였다.

유족 측은 반박했다. 유족 측 변호인 하종선 법률사무소 나루 변호사는 "지난 4월19일 실시된 감정의 본질과 목적이 풀 액셀, 페달 오조작을 재연한 시험이라는 것을 잘 아는 KGM이 '감정시험이 실제 사고 당시 상황을 재연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과를 오렌지여야 한다고 억지 주장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 변호사는 "재연시험은 국과수의 분석과 달리 도현이 할머니가 페달 오조작을 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확인해 국과수 분석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함"이라며 "시험 결과 페달 오조작을 하지 않았다는 것과 국과수 페달 오조작 분석이 틀렸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했다.

강릉 급발진 의심 사고 피해자 故(고) 이도현 군의 아버지 이상훈 씨가 지난해 11월24일 강원도 강릉에서 <더팩트>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이윤경 기자
강릉 급발진 의심 사고 피해자 故(고) 이도현 군의 아버지 이상훈 씨가 지난해 11월24일 강원도 강릉에서 <더팩트>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이윤경 기자

KGM의 '정상 차량과 동일 수준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을 두고는 "감정인은 지난해 10월24일 이 사건 자동차의 자동 변속장치에 손상이 없다는 감정 결과를 내놨다"며 "다른 차량과 충돌로 구동력에 영향을 줄만한 손상이 없었던 것이 팩트"라고 지적했다.

도현 군 아버지 이상훈 씨도 "법원이 허가해서 재연시험을 했던 것인데 이를 부인한다는 것은 법원을 무시하는 태도"라며 "당시 언론이 장착한 카메라 등 모든 과정이 촬영된 객관적이고 정확한 재연시험"이라고 강조했다.

강릉 급발진 의심 사고는 지난 2022년 12월6일 강릉에서 A 씨가 KGM의 티볼리 차량에 도현 군을 태우고 운전하던 중 발생했다. 이 사고로 도현 군이 숨졌다. 유족 측은 KGM에 7억6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급발진 의심 사고 발생 시 입증 책임을 제조사로 전환하는 청원운동도 진행하고 있다.


ky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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