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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증원 파장] 의협, 18일 전면휴진…"증원 중단해야 멈춰"

  • 사회 | 2024-06-09 18:29

90.6% 강경투쟁 지지…73.5% "단체행동 참여"
정부 "유감…복귀 전공의는 불이익 없어"


대한의사협회가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의료농단 저지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임현택 의협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의료농단 저지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임현택 의협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회원 총투표를 거쳐 18일 전면휴진에 나서기로 했다. 의협은 정부가 2025년도 의과대학 정원 증원 절차를 중단하지 않으면 이후에도 집단휴진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의협은 9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열고 지난 4~7일 집단휴진 여부를 묻는 온라인 총투표 결과 찬성 5만2015명(73.5%), 반대 1만8785명(26.5%)으로 전면휴진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의협은 투표에서 '정부의 의료농단, 교육농단을 저지하기 위한 의협의 강경한 투쟁을 지지하냐', '의협이 6월 중 계획한 휴진을 포함하는 단체 행동에 참여할 의향이 있냐' 두 가지를 물었다. 첫 번째 질문엔 90.6%(6만4139명)가 찬성했고, 6월 중 휴진을 포함한 단체행동 참여 여부를 묻는 두 번째 질문엔 73.5%(5만2015명)가 찬성했다.

총 유권자 11만1861명 중 7만800명이 참여해 투표율(63.3%)도 높았다. 의협 총투표에서 60%가 넘는 투표율은 이례적이다. 최안나 의협 총무이사 겸 대변인은 "투쟁 참여 의사를 물은 투표 중 가장 압도적인 결과"라며 "의협을 중심으로 행동하면서 이제 사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협은 투표 결과를 토대로 18일 전면휴진에 나서기로 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전국 14만 의사회원과 2만 의대 학생들은 더이상의 인내를 중단하고 작금의 의료농단을 전 의료계의 비상사태로 선포하며 의료 정상화를 위한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벌여나갈 것을 엄숙히 선언한다"며 "그 시작으로 18일 전면휴진을 통해 전국의사 14만 의사회원은 물론 의대생과 학부모, 전 국민 모두가 참여하는 총궐기대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지금이라도 지난 4개월간의 폭압적인 정책 추진을 중단하라"며 "국민 앞에 사죄하고 전공의와 의대생들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작금의 의료농단 사태를 바로잡아 대한민국 의료가 올바로 세워질 때까지 결코 총력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대한의사협회가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의료농단 저지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임현택 의협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의료농단 저지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임현택 의협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의협은 18일 전면휴진 뒤, 정부의 태도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내년도 의대 정원 증원 절차가 중단되지 않으면 추가 전면휴진도 염두에 두고 있다.

최 이사는 "2025년도 증원 절차 중단과 함께 잘못된 정책을 인정하고, 책임있는 정책 입안자 파면 등을 요구한다"며 "19일, 20일 집단휴진을 진행할지는 아직 계획이 없다. 정부 입장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서 상응하는 계획을 세울 것이다. (의협이) 어떻게 할 지는 정부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도 정원 증원 절차 중단과 전공의들이 돌아올 수 있게 한다는 것은 같은 이야기"라며 "(의협) 목적은 휴진이 아니다. 근거없이 진행되는 정부의 폭정을 중단하는 데 목적이 있고, 정부가 오늘이라도 입장 변화를 보이면 걱정하는 대규모 진료 휴진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교수협 비대위)도 전체 교수 총회와 지난 3∼6일 설문 결과를 종합해 필수 진료과목을 제외한 전체 휴진을 결의했다. 서울의대 교수협 비대위는 "17일부터 필수 부서를 제외하고 휴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의 만류에도 불구, 예정대로 17일 전면휴진에 나설 방침이다. 김 원장은 지난 7일 교수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무기한 휴진은 병원을 믿고 다니는 환자들의 불편을 넘어 안전에도 상당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병원장으로서 비대위 결정을 존중해왔지만 이번 결정은 동의하기 어려우며, 집단 휴진은 허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의협까지 휴진을 결정하면서 환자들이 겪는 의료차질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교 비대위) 소속 의대 교수들도 의협의 집단행동 방침에 따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의사단체의 집단휴진 결의와 관련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전공의들을 향해 "여러분의 의견을 경청하고 정책에 반영할 것이다. 복귀하는 분들에게는 행정처분을 포함해 어떤 불이익도 없을 것이라고 다시 한 번 분명하게 약속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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