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적 재능 아깝게 여겨 새롭게 태어나도록"
"법에도 관용 있어야"…1300명 넘는 동의
'영구 출연 정지' 주장하는 글도 올라와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음주 뺑소니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된 가수 김호중을 두둔하는 글이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반면 김호중에 대한 영구 출연 정지를 주장하는 글도 잇따라 올라오면서 신경전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2일 KBS 시청자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김호중 가수 방송 퇴출에 관한 반박 내용, 약 100억 기부 나눔의 선한 영향력 김호중 아티스트'라는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 A씨는 자신이 어렸을 때 읽었던 책을 소개하면서 김호중에 대한 선처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A씨는 "제가 참 아끼고 좋아하며 사랑하는 스타가 지금 현재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그의 잘못을 두둔하려는 것이 아니다. 분명 그는 잘못했다"라면서도 "그러나 아직은 젊은 30대 초반의 나이고, 앞으로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청년"이라고 말했다.
천재적 재능을 가진 김호중을 우리 사회가 보듬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A씨는 주장했다. 김호중이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온 점 역시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기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세계적 천재 목소리를 갖고 태어난 아티스트"라며 "천재적 재능을 아깝게 여겨 자숙하며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게끔, 법은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지만 사회는 한 번은 보듬고 안아줘야 하는 관용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람의 옳고 그름의 판단이란 어려서부터 가정 교육과 학교 교육이 밑받침돼야 한다. 그러나 그의 어렸을 때의 불안한 가정 환경 속에서 제대로 되는 무슨 교육을 받을 수 있었겠나"라고 물었다.
A씨는 김호중이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4년간 100억원 가까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를 해왔다며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쳤다고도 주장했다. A씨는 "그의 오래된 팬들은 그가 얼마나 마음 따뜻한 아티스트임을 알기 때문"이라며 "법에도 관용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 현재 죄를 지었지만, 지금까지 아티스트로서 사회를 향해 선한 기부 나눔에 대한 정상참작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라고 언급했다.
A씨는 김호중의 범행에 대한 법적 판단이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언론과 대중에게도 마녀사냥을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겨우 30대 초반의 청년이 이제 갓 빛을 보아 싹튼 여린 싹을, 무참히 짓밟아서 다시금 꽃을 피울 수 없게끔 기회를 남겨주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나 잔인하다고 본다"라며 " 자숙하면서 다시금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도록 사회가 너그럽고 따뜻한 휴머니즘으로 보듬어 안아 줘 대중들 앞에 언젠가 다시 돌아올 수 있게끔 기다려 주는 관대함이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A씨의 글은 2일 오후 2시 기준 1311명의 동의를 얻었다. KBS는 30일 동안 1000명의 동의를 얻은 청원글에 대해선 답변을 한다. KBS는 김호중에 대해 한시적 출연 정지 처분을 내린 상태다.
A씨의 글이 게시된 이후인 지난달 28일에도 '클래식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김호중의 KBS 퇴출을 반대한다'라는 글이 올라와 550명의 동의를 얻었다. 작성자 B씨는 "안드레아 보첼리 30주년에 초대된 한국의 테너이며, 크로스 오버의 한 획을 긋고 있는 김호중의 KBS 퇴출은 대한민국의 인재 손실임이 분명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호중 사건에 대한 과도한 보도를 중단해달라"라며 "유명인이라도 법 앞에 모든 국민과 똑같이 처벌받아야 한다"라는 글도 전날 게시됐다.
반면 청원 게시판에는 '한시적 출연 정지가 아니라 영구퇴출 해야 한다'며 김호중을 비판하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작성자 C씨는 "한시적 출영정지로 결정된 것에 대해 해명을 바란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누구보다 앞장서야 하는 방송사에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또 "공영방송 가치를 매일 방송으로 떠들면서 김호중 출연 정지를 한시적으로 한다는 말이 제정신으로 하는 결정인가"라며 KBS의 한시 정지 결정을 비판하는 글도 올라왔다.
KBS 시청자상담실 게시판에도 이같은 찬반양론이 빗발치고 있다. 김호중의 퇴출을 주장하는 글이 빗발치는 가운데 '큰 죄가 없으며 음주하지 않았고, 구속수사는 위법이다. 선처를 빈다'라는 옹호글도 올라왔다.
김호중은 지난달 9일 오후 11시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정차 중이던 택시를 들이받은 뒤 아무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등의 혐의로 김호중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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