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사 대표·본부장·매니저도 송치
[더팩트 ┃ 조소현 기자] 음주 뺑소니와 운전자 바꿔치기 등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이 오는 31일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진다. 경찰은 김 씨에게 음주운전과 범인도피 교사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 씨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및 위험운전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후 미조치에 음주운전과 범인도피 교사 혐의를 적용해 31일 오전 8시 송치할 예정이다.
김 씨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해 범인도피 교사 혐의를 받는 소속사 대표 이광득 씨와 김 씨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제거해 범인도피 교사 및 증거인멸 등 혐의를 받는 소속사 본부장 전모 씨도 함께 구속 송치될 예정이다. 김 씨 매니저는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진다.
김 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께 서울 강남구 한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신 뒤 차량을 운전하던 중 마주 오던 택시와 충돌하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도주 이후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종용한 혐의도 있다.
김 씨 매니저는 사고 직후 경찰에 출석, 본인이 운전해 사고를 냈다고 허위 자수했다. 김 씨는 귀가하지 않고 경기 구리시의 한 호텔로 갔다가 약 17시간 뒤인 다음 날 오후 4시30분께 경찰에 출석, 자신이 직접 운전했다고 인정했다.
경찰은 김 씨를 상대로 음주 측정을 진행했으나 '음성'이 나왔다. 김 씨도 음주운전 혐의를 부인했으나 이후 경찰 조사에서 음주운전을 시인했다. 다만 '소주 10잔 가량을 마셨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김 씨가 사고를 내기 전 세 차례 유흥주점과 음식점 등을 방문하고 모두 술과 음식을 시켰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하면서 술을 여러 병 마셨던 것으로 봤다. '사고 전 음주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소견도 받았다.
경찰은 마신 술의 종류와 체중 등을 계산해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유추하는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했고, 그 결과 당시 김 씨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이었다고 판단해 음주운전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으로 확인돼야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위험운전치상 혐의의 경우 혈중알코올농도가 측정되지 않아도 음주 사실과 이상 운전 징후 등 정상적인 운전이 어렵다는 점을 입증하면 최대 징역 15년에 처할 수 있다.
경찰은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당시 적용한 범인도피 방조 혐의도 범인도피 교사로 변경했다. 경찰은 김 씨 매니저의 휴대전화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사고 직후 김 씨와 나눈 통화 녹취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녹취에는 김 씨가 매니저에게 "술 마시고 사고를 냈다", "대신 자수해 달라"고 종용하는 내용의 육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 비협조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경찰의 휴대전화 임의제출 요구를 거부하다가 아이폰 3대가 압수되자 '사생활이 담겨있다'는 이유로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았다.
경찰은 사고 당일 김 씨와 만난 개그맨 정찬우와 그룹 리쌍 출신 래퍼 길(길성준)을 상대로도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으나 이들에게는 별다른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김 씨 소속사는 지난 27일 "이번 사태로 많은 분께 실망을 안겨드린 점 거듭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건 관련 임직원 전원 퇴사 및 대표이사직 변경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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