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 의혹' 철저한 수사 지시
"누가 시켜서 움직일 사람 아냐"
"퇴임 전 명분 챙기기" 시각도
[더팩트ㅣ장우성 송다영 정채영 기자]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건희 명품백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하면서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을 파헤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원석 총장은 지난 2일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김건희 여사 명품백 의혹 고발 사건을 전담수사팀을 꾸려 신속·철저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중앙지검장 주례보고 내용이 알려진 것도 이례적이었다. 더구나 흔치않은 '도어스태핑'을 통해서도 "증거와 법리에 따라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고 처분하겠다"고 수사 의지를 재천명했다.
비교적 간단한 구조의 사건에 중앙지검 4차장 산하 특수수사 경험이 있는 검사 3명을 파견한 것도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윤석열 정부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린 이 총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원칙주의자인 이 총장의 당연한 지휘라는 긍정론과 함께 특검봉쇄용 아니냐는 비판론도 거세다.
일단 이 총장의 진심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누구 말을 듣고 수사를 하고 말고 하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이 총장은 '예스맨'이 아니다. '윤석열의 아바타'라는 관점은 더 잘못"이라며 "명품백 사건은 '이건 해야한다'라고 할 만한 명분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특수통 출신 한 변호사는 "검찰총장은 누가 움직여서 수사하지 않는다. 용산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는다"며 "임기가 보장된 총장은 명예가 있다. 곧 임기가 만료되고 역사적으로 평가를 받게 되니 역할을 다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검장 출신인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은 "어쨌든 쇼가 아닌 진심인 것 같다. 수사하겠다는 것 자체는 진의라고 본다"면서도 "용산과 협의가 된 건지, 일방적인 것인지는 알 수 없어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 총장이 임기 말이 돼서야 '살아있는 권력'에 칼을 들이대겠다는 것은 석연치 않다는 의심도 적지않다. 청탁금지법상 김 여사 처벌이 불가능하고 윤 대통령의 혐의점을 잡기도 쉽지않은 '불기소각' 사건이라 '태산명동 서일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검사 출신 또 다른 변호사는 "특검 방지용이자 총장 퇴임 전 명분 챙기기 아니냐"라며 "어차피 기소하기 쉽지않은 사건인데 용산이나 대외적으로나 할 만큼 했다는 인상을 주려는 것 같다. 제대로 하려면 도이치모터스부터 하지 않았겠나"라고 해석했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임기말이고 선거 후 특검이 밀려오는 상황"이라며 "대통령에게 순응하는 총장 이미지가 본인에게 명예스럽지는 않다. 2년간 일을 못하다가 떠나기 전에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총선 이후 동요하는 검찰 조직을 추스르는 수단으로도 본다. 검찰 내에서는 야당이 압승하면서 조직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는 걱정이 적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파를 가리지 않는 형평성을 갖춘 수사로 국민 신뢰를 얻어야할 시점이라는 말이다.
'명품백'이 아니라 '도이치모터스'가 시금석이 될 거라는 주장도 있다. 명품백 사건을 수사하면서 더 민감한 도이치모터스 의혹까지 들여다본다면 보여주기식 수사라는 꼬리표는 떼낼 수 있다. 다만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전주를 공범으로 입증하기 만만치 않고 항소심이 걸려있는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동일선상에서 보기 힘들다"고 했다.
이 총장은 수사팀에 한 달 안에 결론을 내라고 지시했지만 고발인인 서울의소리 측이 오는 20일 이후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신속한 수사가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때 마침 윤 대통령이 민정수석실을 부활시켜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을 임명했다. 견제가 들어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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