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 암시 '위 어르신들' 아니라 "위례신도시"
다음 기일 이재명-정진상 재판 분리…남욱 신문 계속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대장동 의혹의 핵심증거 정영학 녹취록에서 검찰이 이재명·정진상 씨의 개입을 의미하는 '위 어르신들이'로 해석한 대목이 '위례신도시'라는 발언 당사자의 주장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지난 7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의 25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은 지난 공판에 이어 남욱 변호사의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공판 끝무렵 재판부는 '정영학 녹취록' 속 불명확한 녹취파일을 틀어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 녹취록은 정영학 회계사가 민간업자 등과의 대화를 녹음한 것이다. 문제가 된 부분은 2013년 8월 30일 남 변호사가 정 회계사에게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말을 전달하는 내용이 담겼다.
녹취록에서 남 변호사는 '어떤 방법이 됐든 문제만 없으면 상관없다. XXXXX 너(남욱) 결정한 대로 다 해줄 테니 (공사) 직원들에게도 네가 일정대로 진행하게끔 얘기했다'라며 유 전 본부장의 말을 전한다.
이에 대해 검찰은 해당 부분이 이재명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 등을 일컫는 '위 어르신들이'라고 해석했다. 이는 이 대표가 민간업자를 내정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뒷받침하기 위한 주장이다. 반면 이 대표 측은 검찰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녹취파일을 들은 남 변호사는 "위례신도시 너 결정한 대로 다 해줄게"라며 "이 전체가 위례신도시라는 워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증인 신문으로 들은 것이고 제(재판부)가 증거조사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인 14일에도 남 변호사 증인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의 재판을 분리해 심리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도 되며, 정 전 실장 측이 남 씨에 대한 증인 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 대표는 2010년~2018년 경기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면서 김만배 씨가 대주주로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등 민간사업자에게 사업 정보를 제공하는 등 특혜를 줘 이익 7886억 원을 얻게 한 혐의(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으로 기소됐다.
측근 정 전 실장과 공모해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청탁에 따라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사업에서 배제해 200억 원의 손해를 입히고 민간업자 등에게 이익을 몰아준 혐의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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