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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증원 파장] 의대생 복귀 요원한데, 개강에 증원까지…유급 위기 고조

  • 사회 | 2024-05-02 18:14

내년도 의대 증원 규모 발표에도 돌아오지 않는 의대생들
"유급은 막아야 하는데", 주요 의대들 개강에도 골머리


2025학년도 의과대학 증원 규모가 사실상 확정됐지만 정작 의대 증원 추진에 반발해 휴학계를 내고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의대생들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의대 개강이 이어지는 가운데 휴학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의대생들 수업 거부가 장기화할 경우 대규모 유급 사태가 우려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뉴시스
2025학년도 의과대학 증원 규모가 사실상 확정됐지만 정작 의대 증원 추진에 반발해 휴학계를 내고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의대생들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의대 개강이 이어지는 가운데 휴학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의대생들 수업 거부가 장기화할 경우 대규모 유급 사태가 우려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뉴시스

[더팩트ㅣ조소현·황지향·김시형·이윤경 기자] 2025학년도 의과대학 증원 규모가 사실상 확정됐지만 의대 증원 추진에 반발해 휴학계를 내고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의대생들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개강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의대생들은 학교에 돌아오지 않으면서 대규모 유급 사태가 우려된다.

2일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의 내년도 모집인원은 최소 1489명에서 최대 1509명까지 늘어난다. 대교협은 이달 말까지 대학들이 제출한 의대 모집인원 변경안을 심의할 계획이다. 이달 중순 예정된 법원의 의대 증원 집행정지 가처분 인용 여부만 막판 변수로 남은 상황이다.

내년도 의대 증원 규모가 사실상 확정됐지만 의대생들은 여전히 강경한 입장이다. 집단 휴학계 제출에 개강을 연기했던 의대들이 속속 수업을 시작하고 있음에도 학생들 복귀 움직임은 미미한 것이다.

중앙대 의대는 지난 1일 개강했으며, 건국대 의대도 지난달 29일 개강했다. 경희대 의대는 지난달 1일부터 수업을 진행했다. 고려대와 이화여대 의대는 각각 지난 3월 중순과 지난달 8일 예과만 개강했다. 서울대와 연세대, 한양대 의대는 지난 3월 초 개강해서 수업을 진행 중이다.

대부분 대학에서 수업에 참여하는 의대생들은 극소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대는 전체 의대생의 95%가 휴학계를 제출, 학교에 돌아오지 않고 있다. 경희대 역시 예과 2학년부터 본과 4학년까지 전체 574명이 휴학계를 제출했다.

개강을 연기한 곳은 성균관대와 건양대, 울산대, 조선대 의대 등이다. 성균관대는 의대 재학생 263명 중 217명이 휴학계를 제출한 뒤 돌아오지 않으면서 벌써 8차례나 개강을 미뤘다. 건양대와 조선대는 개강 시점을 다시 잡고 있다.

서울 시내 주요 대형 병원 '빅5' 가운데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에서 일하는 교수들이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한 지난달 30일 연세대학교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교수들이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박헌우 기자
서울 시내 주요 대형 병원 '빅5' 가운데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에서 일하는 교수들이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한 지난달 30일 연세대학교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교수들이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박헌우 기자

대학들은 고등교육법과 학칙에서 정해놓은 수업일수 준수를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개강했지만 정상적인 학사일정 운영에는 차질을 빚고 있다. 대부분 임시방편으로 비대면 강의 등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와 가톨릭대, 경희대, 중앙대, 건국대 의대는 대면 강의를 하지 않고 온라인 강의만 진행 중이다. 한양대 의대도 강의 형식을 교수들 재량에 맡긴 후 온라인 강의 등을 병행 중이다. 비대면 강의를 활용하는 이유는 정해진 기간 내 강의만 들으면 출석이 인정되기에 추후 돌아올 학생들의 출결을 관리하겠다는 의도다.

고려대 관계자는 "교수님들이 계속해서 녹화 강의를 찍고 이를 회차별로 업로드하고 있다"며 "당장 학생들 출결을 따지고 있지는 않다. 법원에서도 정부에 정확하게 인원을 설정하지 말라고 한 만큼 상황이 어떻게 될 지 몰라서 (학교 측에서) 출결을 일괄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대면 강의를 시작했지만 소수의 학생만 참석 중인 경우도 있다. 동국대 관계자는 "처음부터 참여했던 학생들만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무래도 소수"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대규모 유급 우려에 대학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통상 대학은 학칙에서 수업일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을 결석한 학생에 F학점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 의대생들은 한 과목이라도 F학점 처리되면 유급되기 때문에 장기간의 결석이 유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의대생들이 대거 휴학 또는 유급 조치 되면 내년부터 의대 교육의 질이 떨어질 우려도 있다. 내년도 의대 입학 정원 규모가 당초 정부 증원분에 비해 500명가량 줄었다고 하더라도 내년 한해 4000~5000명가량의 신입생이 생기는데 유급됐거나 휴학했던 의대생들이 복학해 함께 수업을 듣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경희대 관계자는 "출결을 일괄적으로 결정하고 있지 않다"며 "(추후 학사일정을 어떻게 진행할지)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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