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황지향 기자] 변호사 자격도 없으면서 영화제작사를 대리해 영화를 불법으로 내려받은 사람들을 고소한 뒤 합의금 명목으로 9억원을 받아낸 부부 등 7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이 고소한 횟수만 1000회 이상이다.
서울서부지검 형사2부(최태은 부장검사)는 26일 변호사법·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작가 A(41) 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A 씨의 아내 B(43) 씨와 이들이 고용한 프로듀서, 영화감독 등 직원 5명은 불구속기소됐다.
A 씨 부부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무허가 저작권신탁관리업을 운영하면서 영화 제작사를 대리해 파일 공유사이트 '토렌트'에서 영화를 불법 다운로드 받은 사람들을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해 합의금 명목으로 9억원을 받아낸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변호사 자격 없이 제작사 4곳과 관리 계약을 맺고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 변호사가 아닌 이들이 영리를 목적으로 고소를 대리하는 것은 현행법상 불법이다.
검찰은 A 씨 부부가 가족과 지인 등을 동원해 역할을 분담하는 조직적인 방식으로 1000회 이상의 고소를 통해 단기간에 거액의 합의금을 받아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부부가 허위 저작재산권 양도계약서를 작성해 고소장에 첨부하거나 영화제작사 대표와는 별도로 이면약정을 체결하는 등 수사기관을 지능적으로 기만했다고 봤다.
심지어 A 씨는 영화 콘텐츠를 인터넷에 의도적으로 유포해 거액의 합의금을 받아낸 뒤 그 범죄수익으로 성인영화를 제작·유포해 다운로드한 사람들을 다시 고소하는 방식으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합의금 장사로 변질된 고소 남발 관행을 바로잡고, 건전한 저작권 보호와 저작물 유통 질서 확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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