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우성 기자] '박원순 사건' 피해자의 신원 정보를 공개한 혐의를 받는 정철승 변호사가 국민참여재판 희망 의사를 밝혔다.
정 변호사는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중남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비밀준수등) 등 혐의 사건 1차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해 "검찰과 법원이 (박 전 시장에 대한) 부정적 여론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 실체적 진실을 제대로 아는 국민배심원이 직접 판단하는 게 낫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검찰은 "국민참여재판이 더 여론재판 우려가 높다"며 "박 전 시장 선호, 비선호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어 재판부가 법리적으로 판단하는 게 더 마땅하다"고 반대 뜻을 보였다.
피해자 측은 "피해자가 입은 성폭력 피해는 국가기관이 여러 시간 동안 관련자를 조사하고 판단한 사항"이라며 "국민참여재판에서 논의하는 건 피해자 보호에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정 변호사는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SNS에 사실관계만 건조하게 정리해서 올렸기 때문에 비방할 목적이 없었고 저 자체도 고소인의 신원을 몰랐다"며 "합리적 의문 제기 과정에서 언제 근무했고 승진했다는 얘기가 공개됐을 뿐인데 신원공개라는 주장은 상당히 억지스럽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박 전 시장 유족의 변호인 신분이던 2021년 8월 SNS에 '박원순 시장 사건 사실관계'라는 글 3건을 올려 피해자의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공개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이 글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인정한 국가인권위원회 권고 결정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피해자는 당시 김재련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정 변호사를 고소했다. 검찰은 경찰이 혐의를 인정해 송치한 사건을 한차례 재수사 요구 끝에 지난해 6월 정 변호사를 불구속 기소했다.
정 변호사는 "고소 내용 80~90%는 무혐의 처분됐다"며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사실관계와 증거를 국민에게 알리고 싶다"는 입장이다.
2차 공판준비기일은 내달 20일 오전 10시 열린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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