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의대 휴학생들, 학교 인근서 사흘째 '침묵시위'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4·10 총선을 하루 앞둔 9일 서울 동작구 지하철 9호선 흑석역 주변에 피켓을 든 대학생 5명이 나란히 서 있었다.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해 동맹휴학을 선언한 중앙대 의대생들이 학교로 돌아가지 않고 거리로 나온 것이다.
중앙대 의대 비상시국대응위원회 소속 의대생들은 이날 오전부터 흑석역 4번 출구 앞에 모였다. 이들은 모두 마스크를 낀 채 별다른 구호나 목소리는 내지 않았다. 중앙대병원 방향을 향해 피켓만 들고 서 있을 뿐이었다.
피켓에는 '말 바뀌는 정부 정책 신뢰할 수 있겠냐', '필수의료 종사자가 반대하는 필수의료 패키지' 등 의대 2000명 증원을 포함한 정부의 의료개혁을 반대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들은 게시판을 통해 "의대 정원 2000명 논의 불가(2월)에서 설득 가능(3월)으로 말이 바뀌었다"며 "믿고 갈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의 "(2000명 의대 증원은) 협상해서 밀고 당기고 할 과제는 아니다"는 지난 2월 발언과 "정부의 이 확고한 믿음과 생각을 뒤집으려면 거기에 상응하는 근거, 과학적, 객관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지난 3월 발언을 꼬집은 것이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의료사고 형사처벌 기소 건수는 영국의 580.6배, 독일의 26.6배, 일본의 14.7배"라며 "매일 3명의 의사가 업무상과실치사죄만으로 기소 (당한다)"고 했다. 피켓에는 연평균 기소 건수와 기소 사례 등을 다른 나라와 비교한 내용도 담겼다.
중앙대 의대생들이 침묵시위를 시작한 것은 지난 7일부터로 이날로 사흘째를 맞았다. 이들은 학교 인근 지하철 상도역에서도 피켓 시위를 동시에 진행했다.
상도역에 모인 의대생들은 성명서를 통해 통해 "500명을 하든 2000명을 하든 의대 증원 정책은 소아청소년과의 붕괴를 막을 수 없다"며 "근거도 없는 무분별한 2000명 증원은 분명 의료시스템의 붕괴를 가속화 하고 의미 없는 단기정책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침묵시위 중인 한 의대생은 "시위에 별다른 뜻은 없다"며 "정부 정책이 워낙 말이 안 되다 보니 철회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전부터 계획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중앙대 의대생들은 이날까지 침묵시위를 진행한다. 이후 학교 복귀 여부는 추후 결정할 계획이다. 중앙대 의대는 내달 1일 개강 예정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유효한 휴학을 신청한 전국 의대생은 누적 1만377건이다. 전체 의대생의 55.2% 달한다. 수업을 진행 중인 의대는 전국 40개교 중 16개교다. 오는 15일부터는 16개교가, 22일부터는 7개교가 추가로 개강할 계획이다.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곳은 1개교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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