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 15% "극단 선택까지 고민"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해도 절반은 그냥 참는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행동을 고민한 적 있다는 응답도 15%에 달했다.
7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지난 1년 동안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적 있다는 응답은 30.5%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분기 30.1%와 비슷한 수치다.
직장 내 괴롭힘 경험이 있는 응답자들 중 46.6%는 '심각하다'고 답했다. 고용 형태별로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비정규직 56.8%, 중앙 및 지방 공공기관 61.1%, 5인 이상 30인 미만 55.8%, 5인 미만 48.7% 등이다. 연령별로는 20대에서 61.2%로 평균보다 14.6%포인트(P) 높았다. 이어 30대 46.6%, 40대 40.6%, 50대 44.8% 순이었다.
특히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 선택을 고민한 적 있는지 물어본 결과 15.6%가 '있다'고 답했다. 20대(22.4%)와 30대(26%)가 50(8%)보다 많았다. 비정규직(19.2%)이 정규직(13.3%)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직장갑질119는 "지난해 같은 시기 진행한 조사에서는 극단적 선택을 고민했다는 응답이 10.6%였다"며 "직장 내 괴롭힘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면밀하게 살펴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괴롭힘을 경험한 응답자들에게 대응 방법을 물어본 결과,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는 응답이 57.7%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개인 또는 동료들과 항의했다(32.5%), 회사를 그만뒀다(19.3%), 회사 또는 노동조합에 신고했다(12.1%) 등 순으로 집계됐다.
신고하지 않은 이유는 대응을 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47.1%), 향후 인사 등에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31.8%), 시간이 없어서(11.4%), 내가 괴롭힘당했다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는 것이 싫어서(8.2%) 등 순이었다.
괴롭힘 유형은 모욕·명예훼손이 17.5%로 가장 많았다. 부당 지시(7.3%), 업무 외 강요(16.5%), 폭행·폭언(15.5%), 따돌림·차별(13.1%)이 뒤를 이었다. 괴롭힘 가해자는 상급자(38.4%)가 가장 많았다. 이어 비슷한 직급 동료(26.2%), 사용자(17%) 등이다.
윤지영 직장갑질119 대표 변호사는 "직장 내 괴롭힘은 산업안전, 노동조건과 직결된 문제"라며 "실효적인 조치의무 이행을 위한 제도 개선과 더불어 작은 사업장 노동자, 비정규직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지위를 보장하는 전반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2월14일부터 23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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