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한 휴학 전체 의대생 54.5%
대학당국 개강연기로 여름방학 소멸
[더팩트ㅣ사건팀]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해 휴학을 신청하거나 수업을 거부하는 의대생들이 늘면서 의대 개강이 또 다시 연기됐다. 일부 대학은 방학까지 모두 없애며 학사일정을 조정하는 등 학교로 돌아오지 않고 있는 의대생들 유급을 막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1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 휴학을 신청한 의대생은 누적 1만242명이다. 전체 의대생 1만8793명의 54.5%에 달한다. 교육부가 집계에서 제외한 유효하지 않은 휴학 신청까지 합치면 전체 의대생의 약 73% 수준인 1만3697명 이상이 휴학 중이다. 전국 40개 의대 중 수업 거부가 확인된 곳은 8개교다.
의대생 집단행동이 장기화하면서 서울 주요 대학들은 지난 3월 연기했던 의대 개강을 또 다시 미뤘다. 성균관대와 건국대는 이달 15일로 의대 개강을 연기했다. 고려대와 이화여대 의대도 개강을 미뤘다. 중앙대는 내달 1일까지 개강을 연기했다.
각 대학은 학칙에 총장이 교무운영상 필요한 경우 학기 개시일과 개강일을 따로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11조는 학교의 수업일수를 매 학년도 30주 이상으로 규정한다. 각 대학은 한 학기 수업일수를 최소 15주 이상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이에 올해 방학이 사라진 대학도 있다. 건국대 관계자는 "오는 15일까지 개강을 미루면서 6월22일부터 9월1일까지 예정돼 있던 여름방학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이미 개강해 학사일정을 운영 중인 대학은 비대면 수업이나 휴강 등으로 유급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대면 수업의 경우 실시간이 아닌 정해진 기간 내 강의를 들어도 출석이 인정되기에 추후 돌아올 학생들의 출결을 관리하겠다는 의도다.
일부 학년만 부분적으로 개강한 고려대는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고려대 관계자는 "개강이라고 보기 어렵지만 일부 학년의 전공필수 과목은 온라인 강의를 열어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4일 개강한 경희대 의대는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휴강을 고심하고 있다. 경희대 관계자는 "3월 한 달 치 수업은 휴강한 뒤 보강으로 채울 수 있어 보인다"며 "그 이후까지 늦어지면 방학이 없어지는 방식을 고려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2학기 학사일정까지 고려해야 하는 대학들은 개강을 마냥 미룰 수 없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여름방학을 없애고 8월 말까지 수업할 경우 하루도 빠짐없이 빡빡한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일정이 교수와 학생 모두에게 부담이다.
대학들은 수업일수를 확보하면서 원활한 학사일정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4월 말에는 개강해야 집단 유급을 막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통상 대학은 수업일수의 4분의 1 또는 3분의 1을 초과해 결석하면 F 학점을 부여한다. 의대는 F 학점이 하나라도 있으면 유급 처리한다. 휴학 신청 마감일이 지나 결석에 따른 F 학점으로 인해 유급될 경우 등록금도 돌려받을 수 없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4분의 3 이내를 출석해야 유급이 안 된다"면서 "최대한 언제까지 미룰 수 있는지 계속 검토하고 있다. 학생들 휴학계 제출도 변동 가능하도록 열어둔 상태"라고 전했다.
교육부는 여전히 동맹휴학은 승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구연희 교육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 정례 브리핑에서 "휴학의 목적 자체가 학업과 병행하기 어려운 다른 이유가 아니라 그냥 동맹휴학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것은 승인할 사유가 되기 어렵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며 "동맹휴학을 승인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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