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국립대 의대 7곳 200명 '메가 의대'
교수 반발에…"의대와 소통 힘들어" 호소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지방 거점 국립대학교들이 2025학년도 대학별 의과대학 정원 배정으로 200명 규모의 거대 의대로 거듭났지만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우수 인재를 유치할 수 있는 의대 정원이 늘어나는 만큼 내심 반기는 분위기지만 의대 교수와 학생들의 반발에 표정 관리에 애먹고 있다.
22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방 거점 국립대는 정부 지침에 따라 시설 개선과 교수 확충에 따른 대책을 논의하면서도 의대 교수들의 반발을 신경쓰는 분위기다. 지난 20일 정부의 의대 정원 배정 발표로 지방 거점 국립대 7개교 경상국립대와 경북대, 부산대, 전남대, 전북대, 충남대, 충북대 등 지방 국립대 7개교는 당장 내년부터 의대 정원이 200명으로 확대됐다. 이는 서울대 의대 정원 135명을 뛰어넘는 수치다.
지방 국립대는 한목소리로 의대와 소통이 힘들다며 정부 차원의 빠른 갈등 봉합을 촉구했다. 한 지방 국립대 관계자는 "(증원에 따른) 향후 계획은 의대에서 수립해서 대학본부에 신청하는데 의대에서 아직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의대 교수들은 반대 입장이지만 정원이 배정됐기 때문에 입학 업무 등은 교육부 지침에 따라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대가 어떤 행동을 할 때 대학본부와 소통이 잘 안 되기도 한다"며 "의대는 반발하고 대학본부는 교육부 지침에 따라 의대 증원에 맞춘 사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의대 교수들이 전국 단위로 정부와 협상하겠다는데 대학 차원에서 나설 문제는 아닌 만큼 (갈등이) 빨리 해결되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영남권 국립대 관계자는 "정원이 증원된 대학 모두 마찬가지일 텐데 20일 증원 발표 이후 의대 교수와 대치 상황에서 자극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며 "교육부가 다음 주까지 시설 개선과 교수 확충 등 필요한 예산 수요조사를 한다고 해서 급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립대 관계자도 "대학본부와 의대 입장이 달라서 조심스럽다"며 "대학본부 차원에선 원하는 대로 된 거지만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학내 구성원이 있어서 차근차근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 국립대 관계자 역시 "아직 증원에 따른 향후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만 전했다.
질 높은 의학교육을 위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대학도 있다.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부실한 의학교육을 제공하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서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의대 증원에 따른 각 대학의 교육 여건 조성을 위한 지원방안을 교육부에서 다음주까지 제출하라고 한 만큼 이에 맞춰 준비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대를 운영하는 전국 40개교 총장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교육부는 대학에 정원 증원에 따른 교육여건 개선계획과 정부 지원 요구사항을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다음주 초에는 교육부와 각 대학 실무자들이 의대 교육 여건 개선 방안을 놓고 회의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예산 등 관련 계획을 교육부에 제출한다. 현재 정부는 국립대 의대 교수 1000명 증원, 사학진흥기금 융자를 통한 사립대 지원 계획 등을 밝힌 상태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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