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고려대 교수들, 25일 사직서 제출 예고
동국대 의대 교수협 "의사 역할 내려놓을 수밖에"
[더팩트ㅣ황지향, 이윤경 기자] 이른바 '빅5'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의과대학 교수들이 일괄 사직하기로 결의했다. 고려대와 동국대 교수들도 잇따라 사직 의사를 표명하면서 빅5에 이어 대학병원으로 의대 교수 사직 행렬이 확대되고 있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성균관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오후 긴급 전체 교수회의를 개최하고 사직서를 취합해 동시 제출하는 것으로 의결했다. 이날 회의에는 성균관의대 기초의학교실,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 교수 400여명이 참석했다.
성균관의대 교수 비대위가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의대와 병원 소속 교수 8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83.1%가 단체행동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3분의 2 이상이 자발적 사직에 찬성했다.
성균관의대 교수 비대위는 "정부는 2000명 증원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전세기를 띄울 예산으로 필수의료를 당장 살려내라"면서 "지금이라도 일방적 추진을 멈추고 진정한 대화 테이블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성균관의대 교수 비대위는 "전공의들은 무리한 의대 증원 정책과 명확한 재원 조달 계획이 없는 필수의료 패키지의 추진을 멈춘다면 당장 환자 옆에 돌아올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사직서는 전공의나 의대생 피해가 현실화되는 시점이나 타 대학과의 공동 대응을 고려해 가장 적절한 시점에 제출할 것"이라고 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구로병원, 안산병원 교수들로 구성된 고려대 의료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의료사태의 파국을 더 이상 지켜만 볼 수 없다"며 "의대생, 전공의와 함께 바른 의료정책으로 향하고자 25일 사직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고려대 교수 비대위는 "정부의 의대 2000명 정책과 교육부의 배정 계획을 철회하고 의료계와 나서기를 촉구한다"며 "필수의료에 대해 근본적이고 장기적으로 논의할 협의체 구성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동국대 의대 교수협의회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개별적 의사를 표한 전공의, 휴학을 결의한 학생들의 깊은 뜻에 공감한다"며 "전공의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현실이 되는 순간,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으로서의 역할, 환자 곁을 지켜온 의사로서의 역할을 순차적으로 내려놓을 수밖에 없다"고 사직을 예고했다.
동국대 의대 교수협은 "(이번 사태의 책임은) 대한민국의 의료를 파국으로 몰고 간 정부에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을 각각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는 서울의대와 연세의대 교수 비대위도 오는 25일 사직서를 일괄 제출하기로 했다.
서울성모병원을 비롯해 8개 수련병원을 두고 있는 가톨릭의대 교수협 비대위는 지난 14일 사직서 제출을 의결했다. 서울아산병원과 강릉아산병원, 울산의대 교수 등으로 구성된 울산의대 교수협 비대위 또한 지난 7일 긴급 총회를 열고 전 교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교육부는 이날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대학별 배정 결과를 발표하고 늘어나는 정원 2000명 중 1639명(82%)을 비수도권에 배정한다고 밝혔다. 나머지 361명(18%)은 경인에 배정했다. 서울 8개 의대에는 한 명도 배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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