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복귀 전공의 면허정지·형사입건 예상
의료계 위헌소송 내도 승소 가능성 낮아
[더팩트ㅣ김시형 기자] 정부가 전공의 복귀 '마지노선'으로 정한 29일 이후 의료계 집단행동이 해소되지 않으면 실제 무더기 사법처리에 나설지 주목된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전날 업무방해 등 혐의를 받는 대한의사협회 관계자 등 5명 수사에 착수했다. 의료대란이 불거진 후 정부가 의사들을 처음 고발한 지 하루 만이다.
복지부도 이날 오전부터 전공의 자택에 직접 방문해 업무개시명령을 전달하는 등 송달 효력을 확실히 해 법적 조치에 돌입할 준비를 마쳤다.
정부는 오는 3월부터 미복귀 전공의들에게 면허정지 처분과 함께 사법처리를 예고했다. 박민수 복지부차관은 "10명이 사직 후 업무개시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10명 모두에게 처분이 내려질 것"이라며 "굉장히 기계적으로 법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 업무개시명령은 면허 박탈 가능…진료유지명령은 위반 규정 없어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의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면허를 정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업무개시명령은 의료법과 약사법, 화물자동차법에만 존재한다. 이번 전공의 집단사직도 의료법 59조에 근거해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이를 어기면 1년 이하의 자격정지, 3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계약을 갱신하지 않은 전공의에게는 진료유지명령도 내렸다. 다만 위반시 규정은 없다.
의사 출신 조진석 의료전문 변호사는 "진료유지명령을 위반해도 의료법상 행정처분과 형사처벌 규정이 전혀 없어 업무개시명령에 응하지 않은 때만 면허정지나 형사처벌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복귀 전공의 수천 명 전수 조사는 어려울듯
정부는 내달부터 미복귀 전공의들을 직접 고발하거나 면허정지 처분 '사전통지'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복귀 명령이 적법한지 여부와 별개로 정부가 명령을 내렸기에 미복귀는 명령 위반으로 처벌 대상"이라며 "정부 공언대로 고발과 행정제재가 이뤄질 것이고 또 정부가 하지 않더라도 시민단체 등에서 고발할 수 있어 의사들이 향후 형사 입건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미복귀 전공의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할 수도 있다. 다만 경찰이 전담수사팀을 구성하더라도 9000여명에 이르는 미복귀 전공의를 모두 조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에 따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집행부 등 대표급 중심으로 조사할 가능성이 높다.
또다른 법조계 관계자도 "정부로서도 '의사 처벌'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의료대란을 해소할 방안이 더 중요한 만큼 강경한 형사처벌에만 집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 의료계 반발 '위헌소송' 가능성…"승소 가능성은 낮아"
의료계가 반격 카드로 위헌소송을 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업무개시명령 자체 위헌소송은 승산이 적고 시간이 걸려 효과도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의료분쟁 전문 박호균 변호사는 "개인 권리를 공공복리를 위해 법률로 제한할 수 있다는 헌법 37조 2항을 비롯해 36조 3항 보건권 규정에 따라 정부 업무개시명령을 위헌적인 제도로 보기 어렵다"며 "위헌 판단이 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다른 변호사도 "의사 면허는 국가가 부여하기 때문에 위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위헌소송을 제기한다면 업무개시명령 자체보다 의료법 개별조항에 소송을 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 파업에 동참한 한 전공의가 정부 업무개시명령에 불복해 제기한 헌법소원도 각하된 바 있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업무개시명령 시행 전 계획 단계에서는 '기본권 침해'가 인정될 수 없다며 소송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rock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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