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난 졸업생에 공식 사과 요구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동문이 윤석열 대통령의 졸업 축사 도중 졸업생이 끌려나간 사건에 대한 사과를 공식 요구하고 나섰다.
카이스트 동문은 17일 오후 1시께부터 서울 용산구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사의 주인공인 졸업생의 입을 가차 없이 틀어막고 쫓아낸 윤 대통령의 만행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동문은 "이 사달의 시작은 윤 대통령의 '입'에서부터였다"며 "지난해 6월28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연구개발(R&D) 카르텔을 언급한 이후 모든 예산 결정 절차가 무력화되고, IMF 때도 삭감되지 않았던 과학기술 예산 수조 원이 가차 없이 삭감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연구비가 삭감돼 많은 교수 박사 후 연구원이 수년간의 연구를 축소, 폐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으며, 대학원생들은 당장 랩(lab)비, 연구실비가 삭감돼 연구해야 할 시간에 생계를 위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토로했다. 또 "학부생들은 공부하며 꿈을 키워가야 하는 때에 과연 한국 이공계에 자신의 미래를 걸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카이스트 동문은 "그런데 이 사태를 발생시킨 '1등 책임자' 윤 대통령은 후안무치하게도 졸업생들이 당장의 예산 삭감에 갈 곳을 잃어 불안한 마음을 갖고 참석한 졸업식에서 허무맹랑한 연설을 했다"며 "졸업생이 'R&D 예산을 복원하라'고 외쳤다고 '입틀막'을 당하며 자신의 졸업식에서 가차없이 쫓겨나야 하는가"라고 토로했다.
동문은 윤 대통령에게 △R&D 예산 원상 복원 △쫓겨난 졸업생에게 공식 사과 △카이스트 구성원 및 대한민국 과학기술자들에게 사과할 것 등을 요구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축사 도중 한 졸업생이 삭감된 R&D 예산을 복원해달라고 외치자 경호원들이 사지를 들어 행사장 밖으로 퇴장시키는 일이 발생했다.
윤 대통령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하십시오. 언제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제가 여러분의 손을 굳게 잡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졸업생이 앉은 좌석에서 큰 소리가 났다.
졸업복을 입은 한 남성이 '부자감세 중단하고, R&D 예산 복원하라'고 쓴 플래카드를 든 채 "R&D 예산 복원하십시오! 생색내지 말고 R&D 예산…."이라고 외친 것이다.
대통령 경호원은 즉각 해당 졸업생의 입을 틀어막았다. 졸업생이 제압되지 않자 경호원 여러 명이 붙어 곧장 그의 사지를 들고 행사장 밖으로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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