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조례 통과…지원 법적근거 마련
2028년까지 12억 투입, 심리검사·상담 제공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케이팝(K-pop)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가운데, 서울시의회와 서울시가 극한경쟁에 내몰린 아이돌 연습생들의 신체·마음건강을 지원한다.
25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김규남 시의원(국민의힘·송파1)이 대표 발의한 서울특별시 청소년 문화예술인의 권익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지난해 12월 정례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케이팝의 성장과 함께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는 아이돌 가수 또는 지망생들의 갑작스러운 사망이 이어지면서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도 그룹 아스트로 문빈이 25세의 젊은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어 안타까움을 샀다.
과도한 체중 감량이나 성형도 아이돌 시장의 그림자다. 실제로 사과 1개, 메추리알 4알 등으로 끼니를 때우는 '극한 다이어트 방법'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연습생 시절부터 극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데뷔 이후에도 건강 문제로 활동을 중단하거나 컨디션 난조로 공연 도중 쓰러지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지난해 9월 기준 국내 연예기획사 등록업체 4774곳 중 82.3%인 3930곳이 서울에서 영업 중이다. 그러나 그동안 시 차원의 연습생 권익 보호를 위한 제도적 근거는 없었다.
조례는 이런 체중감량·성형강요 등 청소년 연습생의 신체적·정신적 건강 훼손을 방지한다는 취지다. 청소년 문화예술인을 대상으로 심리검사·상담 등을 지원하고, 중도 포기자의 진로상담을 지원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올해부터 2028년까지 심리·진로상담, 청소년 문화예술 연습생 지원위원회 운영에 총 12억7474만5000원을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시는 전문가 의견 등을 토대로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짜고 있으며, 다음달쯤 위원회를 구성해 청소년 문화예술인들의 수요를 파악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문화재단의 서울예술인지원센터 (지원대상을) 청소년까지 확대해서 진행하려고 한다"며 "지금은 연초라 사업을 구상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제도적 근거 마련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지만, 아이돌 산업 생태계에서 형성된 경쟁 문화 개선이 우선이라고 조언한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대중이 달라져야 하고, 찍어내듯 연습해서 나오는 연습생의 음악이 아닌 자발적으로 본인 생각이 담긴 아티스트의 노래를 듣고 싶다는 흐름이 생기면 거기에 맞춰서 조금씩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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