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유출' 반부패수사대에 배당, 강제수사 착수
일선서 맡긴 '민원사주', 고발 석달에 참고인 조사
[더팩트ㅣ김영봉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장 민원사주 의혹' 경찰 수사가 눈총을 사고 있다. 제보자를 찾는 이른바 '개인정보 유출' 수사 속도와 차이가 나 본말이 전도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양천경찰서는 류 위원장의 민원 사주 의혹을 수사 중이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등 언론·시민단체는 지난해 10월26일 류 위원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지난 5일 류 위원장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및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민원사주 의혹을 폭로한 제보자를 겨냥한 '민원인 개인정보 유출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방심위는 지난해 12월27일 검찰에 민원인 개인정보를 유출한 불상의 방심위 사무처 직원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문제는 두 사건 수사 속도가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민원사주' 고발은 지난해 10월 처음 이뤄졌는데 고발인과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고발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강제수사는 아직 착수하지 않았다. 민주당 고발 건은 오는 26일 고발인 조사를 할 예정이다.
반면 지난해 12월 고발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맡은 반부패수사대는 지난 15일 방심위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고발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이다.
수사 배당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있다. 대통령이 위촉한 방통심의위원장을 조사해야 하는 권력기관 수사는 일선 경찰서에 맡긴 반면 상대적으로 간단한 구조인 '개인정보 유출'은 경찰의 특수부 격인 반부패수사대에 배당했다. 경찰 지휘부가 어느 사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드러낸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경찰은 "사건 경중이 아니라 고발 접수 순서대로 배당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민원사주 의혹' 사건을 고발한 언론·시민단체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신미희 민언련 사무처장은 "방심위가 고발한 사건은 한 달도 안 돼서 경찰이 압수수색을 하는 등 전광석화처럼 신속하게 하면서 언론단체들이 고발한 사건의 경우 3개월 동안 류 위원장을 소환 조사조차 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편파수사라는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언론·시민단체 법률 대리인인 김성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변호사도 "가시적인 수사 상황을 봤을 때 균형 잡힌 모습은 전혀 아니고, 수사를 순서대로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수사를 제대로 하려고 했다면 우리가 진작 고발한 건도 압수수색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경찰 관계자는 "류 위원장 수사와 관련해 현재까지 고발인과 참고인을 불러 조사했고, 필요한 진술 등을 확보했다"며 "수사가 진행 중인데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ky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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