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실화 가능성 무게 두고 수사
[더팩트ㅣ이윤경 인턴기자] 성탄절 32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도봉구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담배꽁초와 라이터가 발견됐다. 경찰은 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도봉경찰서는 이날 도봉구 아파트 화재 현장 합동감식 결과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301호 작은 방에서 담배꽁초와 라이터를 발견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45분까지 화재 현장에 대한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이날 현장감식에는 경찰과 소방,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유관기관 관계자 21명이 투입됐다.
경찰은 현장감식을 마친 뒤 "전기적 요인 발화 가능성은 배제되고 인적 요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그럼 부주의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는 것이 맞냐'는 질문에 "그 범주 안에 드는 내용"이라고 답했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 방화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경찰은 실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담배꽁초·라이터와 화재의 연관성을 조사하는 등 명확한 화재원인을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앞서 전날 오전 4시57분께 도봉구 23층짜리 아파트 3층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불은 신고 약 4시간 만인 오전 8시40분께 완전히 진화됐으나, 30대 남성 2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숨진 박모(33) 씨는 4층에 살던 주민으로, 자녀를 끌어안고 창밖으로 뛰어내렸다가 머리를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아내와 아이들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박 씨는 끝내 사망했다.
10층 주민 임모(38) 씨는 최초 신고자로, 부모와 남동생을 먼저 대피시키고 집에서 나왔으나 11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1차 부검 결과 박 씨의 경우 추락사, 임 씨의 경우 연기 흡입에 의한 화재사라는 소견을 받았다.
이날 불에 따른 이재민은 9세대·25명으로 집계됐다. 도봉구청은 아파트 경로당에 임시 대피처를 마련했으며, 인근 3개 숙박업소를 임시 거주지로 지정해 이재민을 수용·보호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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