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9월 운항 목표…대체 교통수단 역할 기대
199인승 좌석제, 카페테리아 등 편의시설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하나로 수상 대중교통 '리버버스'를 야심차게 내놓았다. 정체가 심한 도심 도로를 피할 수 있는 교통수단으로 출퇴근은 물론 관광 수요까지 흡수하겠다는 복안이다. 내년 9월 첫 선을 보일 리버버스는 우리 일상을 어떻게 바꿀지 <더팩트>가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년 9월 운항을 목표로 한강을 누비는 '리버버스'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기존 한강 유람선처럼 관광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출퇴근길에 이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체 교통수단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도심 속 큰 강이 한층 더 시민들의 삶에 깊숙이 들어오게 된다.
리버버스가 운항을 시작한 뒤 시민들의 일상은 어떻게 바뀔까. 가상 서울시민의 1인칭 시점으로 재구성했다.
나는 송파구 잠실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며 여의도공원 인근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다. 오늘도 늘 그렇듯 시원한 아침공기를 마시며 리버버스를 타기 위해 잠실선착장으로 향한다.
이전까지 출근길은 집에서 걸어서 잠실역으로 이동해 2호선을 타고, 종합운동장역에서 9호선으로 환승한 뒤 여의도역에서 내려 다시 도보로 회사까지 가는 경로를 이용했다. 집에서 잠실역까지 15분, 지하철을 타는 시간은 9호선 급행열차를 기준으로 환승시간까지 포함해 30여 분, 여의도역에서 회사까지 12분으로 총 1시간 가량 걸렸다.
그런데 두 달 전 리버버스가 운항을 시작하면서 출퇴근 시간이 15분 가까이 줄어들었다. 집에서 잠실선착장으로 걸어가 리버버스를 타고 여의도선착장까지 이동한 뒤 도보로 회사까지 가는 코스다. 집에서 잠실선착장까지 5분, 잠실선착장에서 여의도선착장까지 30분, 여의도선착장에서 회사까지 10분으로 총 45분 정도가 걸린다.
리버버스는 교통체증 없이 시원스럽게 한강을 달리기 때문에 지하철처럼 시간을 정확히 지킬 수 있어 좋다. 출퇴근시간대는 15분 간격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원하는 탑승시간에 맞춰 나가면 된다.
또 서서 가면서 내내 다른 사람과 부딪히지 않게 중심을 잡느라 진이 빠지는 지하철, 버스와 달리 리버버스는 모든 승객이 앉아서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다. 199인승으로 좌석도 많아 만족스럽다.
오늘은 일어난 뒤 시간이 부족해 아침식사를 하지 못하고 나왔다. 출출함을 달래기 위해 리버버스 내부 카페테리아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사서 자리에 앉아 먹었다. 식사를 마칠 무렵에는 상사의 급한 전화를 받고 노트북을 꺼내 회의자료를 수정한 뒤 이메일로 보냈다. 모두 버스나 지하철에서는 공간이 없어서, 눈치가 보여서 할 수 없었던 행동이다.
하루 일과를 마친 뒤 퇴근길에도 리버버스에 올랐다. 종일 일하며 녹초가 됐지만 약 30분 간 좌석에 앉아 이동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창밖에 펼쳐지는 풍경은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또 하나의 활력소다. 붉게 물들어가는 노을과, 푸르스름하면서도 노을빛을 머금은 강물이 아름답다. 강가에는 63빌딩을 비롯한 여의도의 화려한 빌딩숲과 서울의 명물로 자리잡은 반포 달빛무지개분수, 랜드마크 잠실 롯데타워 등이 차례차례 지나간다.
이번 주말에는 부산에 사는 친구가 놀러오기로 했다. 둘 다 좋아하는 자전거라이딩을 하기로 했는데 한강을 따라 실컷 달린 뒤 리버버스를 타고 돌아와야겠다. 리버버스의 자전거거치대에 자전거를 보관하고 나란히 자리에 앉아 요기를 하면서 이 한강의 석양을 보여주고 싶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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