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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사법 잣대"…카카오 배재현, SM 시세조종 혐의 전면 부인

  • 사회 | 2023-12-12 21:06

"금전적 이득 목적으로 SM 인수 추진 아냐"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배재현 카카오 대표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황지향 기자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배재현 카카오 대표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황지향 기자

[더팩트ㅣ김영봉 기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주식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배 대표 측 변호인은 12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명재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첫 공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이라며 "경쟁적인 인수합병(M&A) 상황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런 시장 현상에 대해 검찰이 잘못된 전제와 잘못된 사실관계 파악으로 무리한 사법적 잣대를 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먼저 카카오, 특히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엔터)의 경우 단지 경영상의 위기를 타개하거나 금전적 이득을 얻을 목적으로 SM인수를 추진했던 것은 아니다"며 "카카오 엔터는 이미 이 사건 당시에도 글로벌 국부펀드로부터 10조원 이상의 가치 평가를 받는 유망한 회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SM 인수는 플랫폼이라는 기존 사업의 장점과 SM의 IP(지적재산권) 보유가 시너지 효과를 얻어 케이팝(K-POP)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시키려는 목적 하에 이뤄진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배 대표 등은 지난 2월 SM 경영권 확보 분쟁 과정에서 경쟁 상대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2400여억원을 투입해 SM 주가를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배 대표 등이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가격을 높게 설정할 목적으로 총 409회에 걸쳐 고가 매수 등 시세조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에 SM 주식 대량 보유(5%룰)를 보고하지 않은 혐의도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로 구속 기소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김영봉 기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로 구속 기소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김영봉 기자

◆ 수사 기록 열람 두고도 공방..."깜깜이" vs "수사 협조 안 해"

배 대표와 카카오 측은 이날 "검찰에 사건 수사 기록 목록 열람을 신청했지만 재판 전날에야 확인할 수 있었다"며 피고인의 방어권이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의 증거 제출 계획은 매우 기형적"이라며 "피고인과 변호인은 이 사건 증거 기록에 제대로 접근하지 못한 채 이른바 깜깜이 상태"라고 비판했다.

검찰은 배 대표 측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제출하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이라고 맞섰다. 검찰은 "수사가 지연되고 있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피고인 측이 조직적으로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고 증거를 사실상 은닉·인멸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늦어도 1월 중순까지 제출하겠다. 고의로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배 대표와 카카오의 다음 재판은 내년 1월9일 열린다.

ky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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