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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잔혹사' 이제그만…멸종위기종 레서판다 지켜라

  • 사회 | 2023-12-12 00:00

서울대공원 폐사 동물 중 자연사 23%
"사육시설 보수, 영양관리에 힘쓸 것"


서울대공원이 해외에서 들여온 멸종위기 1급 레서 판다. /서울대공원
서울대공원이 해외에서 들여온 멸종위기 1급 레서 판다. /서울대공원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서울대공원이 국제 멸종위기종 사이테스(CITES) 1급 동물이자 애니메이션 '쿵푸팬더'에 등장하는 '시푸'의 모델인 레서판다 3마리를 해외에서 들여왔다.

다만 올해 시베리아호랑이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들이 잇따라 폐사한 사례가 있어 '동물원 잔혹사' 오명을 벗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최근 해외에서 들여온 레서판다 3마리의 사육 시설 보수와 건강 관리 등에 힘쓰고 있다.

귀여운 외모와 행동으로 인지도가 높은 동물이다. 3마리 중 1마리는 캐나다 캘거리동물원에서, 나머지 한 쌍은 일본 타마동물원에서 들여왔다. 적응 기간을 거친 뒤 내년 3월 시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다만 서울대공원에서는 멸종위기 동물들의 폐사가 이어지고 있어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들어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시베리아 호랑이 2마리가 질병으로 폐사했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수달 1마리, 2급인 바바리양 2마리와 노랑부리저어새 등도 세상을 떠났다.

올해뿐만 아니라 최근 5년 간 서울대공원에서 폐사한 동물 중 약 23%만 평균 수명을 채운 것으로 분석됐다. 김경훈 서울시의원(국민의힘·강서5)이 서울대공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2023년 10월 서울대공원에서 폐사한 771마리 가운데 노령으로 폐사한 동물은 181마리였다.

이를 두고 이영실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중랑1)은 지난달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대공원 마스터플랜에 응급조치 매뉴얼, 폐사시 원인 파악을 위한 병리 검사대책, 종보존을 위한 수급 계획이 담겨 있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동물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고,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종보존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행감에서 동물복지에 책임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음에도, 지난 여름 폭염에 시민들이 사랑하는 시베리아 호랑이 수호가 돌연사했다"며 "응급조치를 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대공원의 조치도 적절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동물원에서 태어난 순수 혈통 시베리아 호랑이 삼둥이 해랑·파랑·사랑이. 이달 청년 삼둥이 모습. 이 중 한 마리는 올 5월 전염병에 걸려 폐사했다.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태어난 순수 혈통 시베리아 호랑이 삼둥이 해랑·파랑·사랑이. 이달 청년 삼둥이 모습. 이 중 한 마리는 올 5월 전염병에 걸려 폐사했다. /서울대공원

레서판다도 전세계 개체수가 1만 마리 미만인 1급 멸종위기종이다. 캐나다, 일본에서 물건너 온 레서판다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관리가 가능한지 우려도 나온다.

서울대공원 측은 미국동물원수족관협회(AZA) 메뉴얼을 따르고 있고, 전문사육자들이 단독으로 관리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개체들이 아직 나이가 어린 만큼 사육 시설, 영양 관리 등에 힘쓸 계획이다.

또 일본 타마동물원에서 온 전문 수의사가 이달 서울대공원을 찾아 며칠 동안 레서판다들이 지내는 내실과 방사장을 둘러봤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기존에 있던 레서판다 '상큼이'는 나이가 많아 자연사했다"며 "이번 개체들은 1·3·4살로 다 어리고 젊다"고 설명했다.

이어 "점프력이 엄청 좋아서 탈출하지 못하도록 시설을 좀 더 보수하려 한다"며 "(타마동물원 전문 수의사가) 돌아가고 나서도 지속적으로 메일을 주고받으며 사육에 필요한 조언을 주고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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